|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뉴욕증시에 주식예탁증서(ADR) 형태로 상장한 TSMC의 시가총액은 최근 1조 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현재 TSMC는 엔비디아와 AMD, 애플, 퀄컴 등을 주요 고객사로 첨단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정과 고사양 패키징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스위스 자산운용사 GAM의 잔 코르테시 포트폴리오매니저는 “투자자들은 TSMC가 AI 테마에서 ‘픽앤드쇼벌’(삽과 곡괭이·금광을 찾는 이들에게 도구를 파는 사업처럼 특정 분야의 핵심 도구나 서비스를 제공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는 것) 역할을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AI 수요는 최소한 다음 몇 분기 동안 지속될 수 있으며, AI 반도체에 대한 수요는 현재로서는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만증시 기준 TSMC 주가는 올 들어 75% 넘게 올랐다. 올초 TSMC의 내년 추정 이익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13배로 평가됐으나 6개월 동안 이는 21배로 뛰어올랐다. TSMC의 이익 마진이 계속해서 개선된다는 증거가 나오면 주가는 더 오를 수 있다고 분석가들은 예상했다.
미즈호증권의 케빈 왕 분석가는 “수익 성장이 가속화된다면 밸류에이션이 재조정될 것”이라면서 “이익 마진이 개선되면 수익이 25~30% 증가할 수 있어 PER도 최소 25배로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달 초 왕 분석가는 TSMC의 목표가를 17% 상향 조정했다.
고급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 증가와 AI 열풍에 따른 고성능 컴퓨팅 제품 업그레이드는 첨단 반도체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JP모건은 TSMC가 첨단 반도체의 가격을 3~6% 인상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글로벌 리서치의 로버트 청 분석가는 “현재 AI 공급망 전체가 부족 상태”라면서 “TSMC는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이를 뒷받침할 수익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만증권거래소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11일까지 5거래일 연속 TSMC 주식을 순매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