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자형 시세가능성도”…코로나19發 ‘공포장세’ 시작되나

매수우위지수 91.8, ‘사자' 심리 위축
매매거래지수도 13.1로 부동산 ‘한산’
강남이어 마용성도 ‘급매’ 출현 집값↓
“집값 급락시 ‘V자’회복 가능성 적어”
  • 등록 2020-03-23 오전 11:34:59

    수정 2020-03-23 오후 12:41:39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코로나19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경기침체 우려에 부동산 매수심리도 위축되고 있다.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에 이어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도 급매가 속출하며 집값 급락 조짐을 보이는 데다 주택 매수심리는 ‘팔자’는 쪽에 무게가 실렸다.

(사진=연합뉴스)
23일 KB부동산 리브온이 발표한 주간 KB주택시장동향 자료를 보면 3월 셋째 주(1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91.8을 기록했다. 전주(101.7) 대비 하락, 지수가 100 이하로 떨어진 건 작년 9월30일(98.5) 이후 23주 만이다. 같은 기간 서울의 매매거래지수는 13.1로 전주(17.6)보다 하락했다.

매수우위지수는 KB부동산이 매도자와 매수자 중 어느 쪽이 더 많은지를 부동산중개업체(3562곳)를 통해 조사한 것으로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크면 ‘매수자 많음’을 작으면 ‘매도자 많음’ 비중을 나타내는 지표다. 매매거래지수도 100을 기준으로 활발함과 한산함을 가리킨다.

자치구별로 매수우위지수와 매매거래지수를 보면 강남지역은 82.8·10.6 강북은 102.0·15.8로 전주 각각 94.7·14.0, 109.7·21.6에서 하락하며 매수문의와 매매거래 모두 뚝 떨어졌다.

(자료=KB부동산 리브온)
실제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104.8) 대비 0.12% 상승하는 데 그쳐 상승폭 둔화가 계속되고 있다. 자치구별로 증감률을 보면 △서초(0.00%) △강남(0.01%) △강동(0.08%) △송파(0.10%)뿐만 아니라 △마포(0.06%) △용산(0.08%)의 상승세도 줄면서 보합국면을 맞았다.

특히 강남뿐만 아니라 마용성도 급매물이 출현하며 집값을 끌어 내리고 있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전용 85㎡)에선 지난 1월에 비해 2억원 가량 떨어진 14억원 4000만원짜리 매물이 나왔다. 성동 래미안 옥수 리버젠(전용 84㎡·3월4일 14억3000만원 거래)과 용산구 산천동 ‘리버힐삼성’(전용 75㎡·3월2일 8억7000만원 거래)도 각각 두 달 새 2억원, 6000만원이 떨어진 가격에 거래됐다.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은 코로나19발 하락 국면이 본격화한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지난해 12·16대책과 올해 2·20대책까지 대출 및 과세강화를 골자로 한 수요억제책에 더해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팬데믹이 경제 리스크로 전이하고 있다”며 “주택시장은 거래량 감소와 함께 가격급등 피로감에 일부지역은 가격 조정 움직임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로 부동산 시장에 충격이 오면 회복기는 2008년 금융위기와는 달리 더딘 경향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코로나19 지속기간이 6개월 이상 이어지면 금융시장 불안과 함께 부동산 가격 약세도 불가피하다”며 “금융위기 당시 4개월 간 서울 집값이 최대 25% 떨어졌다. 당시는 금융시장의 충격이어서 일시적으로 빠졌다가 ‘V’자형으로 회복했지만 이번에는 실물경기 위축까지 겹친 복합위기라는 지적이 많아 ‘L’자형이나 ‘U’자형 시세를 그리며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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