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의장, 또 개헌 제안 ..'국회 총리복수 추천, 대통령 임명'

10일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개원 100주년 기념식
"2020년 총선서 국민투표 부치고 차기 정권부터 시작"
"우리 정치 시스템은 승자독식구조..대결정치 활개"
"최초 헌법 만든 '임시의정원' 국가 기틀 다지는 반석"
  • 등록 2019-04-10 오전 11:00:00

    수정 2019-04-10 오전 11:35:09

문희상 국회의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임시의정원 개원 100주년을 맞아 열린 홍진 선생 흉상 제막식에 앞서 내빈들과 환담을 갖고 있다. 왼쪽부터 권순일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이낙연 국무총리,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김명수 대법원장, 홍진 임시의정원 의장 손자며느리 홍창휴 여사.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은 10일 “국회에서 총리를 복수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내용으로 개헌을 추진하자”며 “이를 2020년 총선에서 국민투표에 부쳐 다음 정권에서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방안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문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개원 100주년 기념식’에서 “새로운 100년의 대장정을 개헌으로 출발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의장은 “국회가 이뤄내야 할 개혁입법의 첫 번째도 개헌이라고 생각한다. 촛불 민심의 명령을 제도화로 마무리해야 하겠다”며 “역사적으로도 모든 혁명적 대사건은 개헌이라는 큰 틀의 제도화, 시스템의 대전환으로 마무리됐다. 4.19 혁명과 87년 6월 민주항쟁이 그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우리의 정치 시스템은 전부(全部) 아니면 전무(全無)라는 승자독식 구조”라며 “이기지 못하면 죽는다는 비정치적인 사고, 대결적인 사고가 정치를 지배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문 의장은 “더욱이 불평등과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는 경제적 위기뿐만 아니라 정치적 위기로도 다가오게 된다”며 “양극화가 심화돼 중산층이 감소할수록, 극단의 정치가 활개치고 선동가가 등장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국민통합을 외면하고 반목과 갈등을 이용하는 나쁜 정치가 비집고 들어오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문 의장은 “100년을 매듭지으며 패러다임 대전환의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며 “제왕적 대통령제로 불리는 현행 권력구조와 표심을 왜곡하는 선거제도를 고치지 않는다면, 선거가 거듭될수록 대결정치의 강도는 더욱 거세지고 그 폐해는 증폭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문 의장은 “핵심은 권력의 분산이라고 생각한다”며 국회 총리 복수 추천제를 골자로 하는 개헌을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문 의장은 “결코 늦지 않았다. 이 시대를 사는 정치인으로서 개헌은 소명이며 책무”라고 “제20대 국회가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다시 용기를 내주리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 의장은 임시의정원에 대해 “우리 역사상 최초의 근대적 입법기관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정치적 의미가 있다. 3.1운동 정신의 완성도를 높이는 일대 전기를 마련했다고 생각한다”며 “임시의정원은 새로운 국가의 기틀을 다지는 반석이며 기둥이었다”고 평가했다.

또한 “임시의정원은 주권재민의 정신을 담아 국호를 대한민국으로 정했다.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를 통해 우리의 조국이 ‘제국에서 민국으로, 황제의 나라에서 국민의 나라로’ 새롭게 거듭난다는 것을 천명했다”며 “우리나라 최초의 헌법인 ‘대한민국 임시헌장’을 제정했다”고도 했다

아울러 “임시의정원은 해방을 맞는 1945년 8월까지 약 27년간 꾸준히 회의를 개최한 우리 민족의 입법부였다”며 “현재 우리 국회 운영제도의 원형을 찾아 거슬러 올라가면 상당부분 임시의정원에 도달한다고 한다”고 부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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