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국회 계류중인 영창제도 폐지 법안 통과돼야"

최근 5년간 전체 병사의 26.7% 영창처분 받아
"영창제도, 병사들의 신체 자유 침해"
"대체 방안 군기교육, 복무기간에 포함해야"
  • 등록 2019-01-17 오후 12:00:00

    수정 2019-01-17 오후 12:00:00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전경(사진=인권위)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군 영창제도 폐지를 위해 국회에 계류 중인 군인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또 영창제도의 대체방안으로 논의 중인 군기교육의 경우 교육 기간을 군 복무기간에 포함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군기교육의 내용과 명칭은 인권 친화적으로 제정ㆍ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권위는 17일 이러한 내용이 담긴 의견을 국회의장과 국방부장관에게 각각 표명했다고 밝혔다. 영창제도는 1896년 1월 24일 제정·공포된 칙령 제11호 육군징벌령에 처음 등장한 이래 ‘부대 지휘관의 자의적 구금’이라는 위헌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인권위는 △2011 △2013년 △2016년 △2017년 네 차례에 걸쳐 군 영창 방문조사를 실시해 영창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인권위 권고에 따라 2017년 3월 15일 영창제도를 폐지하는 내용이 담긴 군인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돼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인권위 관계자는 “우리 헌법에서 영장주의는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는 강제처분이기 때문에 인·물적 독립을 보장받는 법관의 구체적 판단을 거쳐 발부되는 영장에 의해 이뤄진다는 것을 본질로 보고 있다”며 “그러나 군이라는 국가적 기능의 중요성과 일사불란한 지휘체계 확립의 필요성을 고려하더라도 영창은 영장주의에 반해 병사들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체 병사의 26.7%(7만 906명)가 영창처분을 받았다. 특히 영창처분의 기준이 포괄·추상적이 부대별 편차가 현격하게 나타나 지휘관의 주관·감정적인 판단과 분위기에 따라 남용될 우려가 있다는 게 인권위의 설명이다.

인권위 관계자는 “영창의 위헌성을 완화할 목적으로 도입된 인권담당 군법무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해 양심에 따라 독립적으로 심판할 수 있도록 권한과 신분이 보장된 법관으로 볼 수 없다”며 “인권담당 군 법무의 80%가 군검사, 징계장교 등을 겸직하고 있어 역할의 충돌이라는 보다 근원적인 문제를 떠안고 있다. 또 군판사가 아닌 인권담당 군법무관의 영창 적법성 심사나 군 내부의 행정적 판단에 의존하는 징계 항고제도는 유엔(UN)의 시민·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 규약에도 위반된다”고 말했다.

이어 “영창제도의 대체방안으로 논의 중인 군기교육을 군 복무기간을 포함하지 않는 것은 합리적인 근거 없는 이중처벌에 해당한다”며 “이는 오히려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는 군 복무기간을 징벌로 인식시키는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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