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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국산 자동차의 연비가 최근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지난 몇 년 친환경 수요에 맞춰 연비개선에 힘을 쓴 결과다.
3일 에너지관리공단에 등록된 내연기관 자동차(EV·PHEV·LPG 제외)의 국내 공인 복합연비를 분석한 결과 상위 10위 중 국산차가 절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수입차가 상위권을 휩쓸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우선 올 들어 국내 대표 하이브리드자동차(HEV)인 현대자동차(005380) 아이오닉 HEV가 HEV의 원조격인 도요타 프리우스를 제쳤다.
올 1월 출시한 현대차의 첫 친환경 전용 모델 아이오닉HEV는 15인치 타이어 기준 복합 22.4km/ℓ, 도심 22.5km/ℓ, 고속도로 22.2km/ℓ로 프리우스를 0.5㎞/ℓ 차이로 제쳤다. 17인치 타이어를 사용해도 연비는 복합 20.2km/ℓ, 도심 20.4km/ℓ, 고속도로 19.9km/ℓ가 나왔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각각 69g/km와 78g/km다.
아이오닉 HEV는 배기량 1.6ℓ의 HEV 전용 신형 카파 1.6GDi 엔진(가솔린)에 영구자석 전기 모터, 하이브리드 전용 6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자동) 등 새 파워트레인 시스템을 조합했다.
지난 3월 국내에 소개된 4세대 프리우스도 2위를 기록했다. 연비는 21.9㎞/ℓ(도심 22.6·고속 21.0)로 아이오닉 HEV와 비교해 도심에선 앞섰으나 고속에서 뒤졌다. 4세대 프리우스는 배기량 1.8ℓ 가솔린 엔진과 무단변속기(CVT)에 배터리와 전기 모터를 포함한 새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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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320d ED는 19.7㎞/ℓ의 복합연비로 3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는 연비측정 기준이 강화하기 이전인 2013년도 결과라는 점은 한계다. 2016년형 BMW 320d ED의 연비는 16.8km/ℓ로 떨어졌다.
4위는 기아자동차(000270)의 하이브리드차 니로가 19.5km/ℓ(16인치 휠 기준)로 국내 SUV 중 최고 연비를 달성했다. 니로는 현대차 아이오닉과 같은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공유한다.
기존 1.6ℓ급에서 1.5ℓ으로 다운사이징한 미니 쿠퍼D는 19.4km/ℓ로 5위를 기록했다. 니로와의 연비 차이는 단 0.1 km/ℓ다. 미니 쿠퍼D의 5도어 모델 역시 19.0㎞/ℓ의 우수한 연비를 자랑한다.
준중형 세단으로 꾸준히 사랑을 받고는 기아차의 K3 1.6 디젤은 연비 19.1㎞/ℓ로 6위에 올랐다.
이밖에 연비 19.0㎞/ℓ에 턱걸이한 엑센트 1.6디젤, 프라이드 1.4디젤, 혼다 시빅하이브리드 등 톱10을 지켰다.
국내 소비자에게 연비, 즉 기름값은 차를 사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비자원국가라 유류비가 비싸기 때문이다. 포드자동차가 최근 아시아태평양 11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에코부스트 설문’ 결과 국내 응답자의 85.5%가 힘보다 연비 효율성을 더 중요하게 고려한다고 답했다. 이는 전체 평균인 63.8%를 훌쩍 넘는 수치다.
그러나 연비 톱10이라고 해서 꼭 판매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연비만큼 큰 차를 선호하는 소비자 성향 때문이다. 위 10종 중 월 1000대 이상을 꾸준히 판매할 수 있는 모델은 4위 니로 HEV뿐이다. 니로 HEV는 올 4월 출시 후 월평균 2500대씩 판매됐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연비는 소비자들에게 중요한 선택 요소”이라며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가 발생하기 전까지 국내에서 디젤차가 인기를 끌었던 것도 같은 이유이고, 하이브리드의 기술력이 발전하면서 앞으로는 HEV 대한 수요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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