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시즌 공매도 폐지론 '솔솔'…MSCI선진지수 편입 걸림돌 될까

공매도 거래대금 72조 달해…외국인이 54조
2019년 같은기간 비교시 외국인 공매도 20조 늘어
정부 및 이재명 후보 "MSCI 선진지수 편입 추진"
편입 조건에 `공매도 규제 완화`…동학개미 반발 예상
  • 등록 2021-11-03 오전 11:42:58

    수정 2021-11-03 오전 11:42:58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금융당국이 지난 5월 3일부터 ‘코스피200’·‘코스닥150’ 등 대형주에 대한 공매도를 재개한 이후 6개월 간, 전체 공매도 거래대금이 약 7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30% 이상 늘어난 수치로 이 중 외국인이 전체 75%(약 54조원) 차지하며 공매도 시장을 주도했다. 반면 금융당국이 ‘기울어진 운동장’ 해소 차원에서 추진한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참여 확대 정책에도 불구하고, 개인 공매도 비중은 1%대에 그쳤다.

문제는 정부가 MSCI 선진국지수 편입 재추진 의사를 밝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도 호응하면서, 걸림돌로 거론돼 온 공매도 규제가 향후 완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공매도에 뿌리깊은 반감을 드러내고 있는 1000만 동학개미들의 거센 반발이 우려되고 있다.

2021년 공매도 부분 재개 이후 6개월(5월 3일~11월 2일)과 2019년 같은기간의 전체 공매도 거래대금 및 주체별 거래대금 비교. (자료=한국거래소 KRX 정보데이터시스템·단위=억원)
3일 한국거래소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올 5월 3일부터 이달 2일까지 6개월간 코스피·코스닥 양대 증권시장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총 71조 7899억원으로 집계됐다. 거래 주체별로는 △외국인 53조 9761억원(75.2%) △기관 16조 4095억원(22.9%) △개인 1조 4027억원(1.9%) 등이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같은기간 공매도 거래대금(55조 1799억원)과 비교하면 30.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거래 주체별로는 이 기간 외국인 공매도는 59.4%(33조 8530억→53조 9761억원)이나 급증했지만, 시장조성자 공매도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기관은 21%(20조 7671억원→16조 4095억원) 감소했다. 개인의 경우 대주 확대 등 공매도 활성화 제도 영향으로 거래대금은 5545억원에서 1조 4027억원으로 2.5배 늘었지만 비중은 여전히 1%대에 그쳤다.

외국인의 공매도 거래대금 증가세는 기관의 미니코스피200 선물·옵션 공매도가 금지된 코스피시장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공매도 부분 재개 이후 6개월간 외국인의 코스피 공매도 거래대금은 41조 9097억원으로 2019년 같은기간의 24조 632억원보다 74.2%나 증가했다. 이에 비해 기관은 35.8%(17조 5540억원→11조 2713억원) 감소했다.

금융당국이 공매도 부분 재개 이전에 ‘기울어진 운동장’ 해소를 약속한 것과 달리, 실제로는 기관의 손발을 묶는 방향으로 정책 추진돼 외국인만 유리해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동학개미들의 공매도에 대한 반발은 최근 공매도 영구 폐지 청와대 국민청원에 7만명 이상 동의하는 등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내년 4월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홍준표 의원이 ‘공매도 폐지’를 약속한 가운데, 정부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 추진도 향후 논란의 불씨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한국경제 설명회(IR)에서 MSCI 선진국지수 편입 추진에 대해 “관계 부처 간 충분한 검토를 거쳐서 본격적으로 편입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도 MSCI 선진국지수 편입 추진에 대해 “참 옳은 결정”이라며 집권시 편입을 이뤄내겠다고 호응했다.

하지만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의 중요 조건 중 하나로 공매도 전면 재개 등 규제 완화가 포함돼 있어, 내년 대선과 맞물려 동학개미들의 거센 반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회원수 5만명 규모 온라인커뮤니티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에는 “MSCI 선진국지수 편입보다 외국계 및 국내 기관들 공매도 기한을 제한해야한다”는 등 공매도 규제 강화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전문가들은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해서는 공매도 전면 재개와 관련 규제 완화가 선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동학개미들과 일부 대선 후보의 주장처럼 공매도를 실제로 폐지한다면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은 불가능해진다”며 “개인투자자들의 거센 반발은 예상되지만 공매도 전면 재개는 선진국지수 편입 추진이 아니더라도 필요한 합리적 정책 방향”이라고 의견을 전했다.

한편 MSCI는 미국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가 만들어 발표하는 지수로 세계 주요 펀드가 이 지수를 추종하고 있다. 한국 증시는 2008년부터 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도전해왔지만 여전히 신흥지수에 포함돼 있다. 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되면 외국인 투자 자금이 우리 증시로 최대 61조원이 순유입돼 주가지수를 27.5%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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