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한국인 6명 장기 억류…미국인 석방과 대조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AFP)

[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한국인 6명이 북한에 장기간 억류된 상태지만, 별다른 진척 상황이 없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비슷한 시기에 북한에 인질로 잡혀 있던 미국인 3명이 지난해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석방된 것과 대조적이라는 평가다.

4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자유연합의 수전 숄티 대표는 “북한의 한국인 6명 장기 억류는 외부 세계와의 대화에 대한 북한 정권의 진정성에 의문을 갖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작년 4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관련한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그 이후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한국 정부가 북한에 적극적으로 문제 제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비슷한 시기에 인질로 잡혀 있던 미국인 3명이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석방됐다며 한국인 억류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대통령과 미국 정부는 해외에 인질로 잡혀 있는 미국인들을 상당히 중요한 문제로 여긴다”라며 “한국 정부가 관심을 둬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문 정부는 북한 정권과의 화해를 위해 논란이 될 만한 이슈를 제기하지 않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국인들도 북한에 억류된 자국민 문제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북한에 장기간 억류돼 있는 한국인은 모두 6명이다. 김정욱 선교사는 지난 2013년 10월8일에 평양에서 체포돼 지금까지 억류돼 있고, 김국기 선교사와 최춘길 선교사는 각각 2014년 10월과 12월에 붙잡혔다. 이들 세 명의 선교사들은 모두 국가전복음모죄와 간첩죄 등으로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구금돼 있다. 이밖에 한국 국적을 취득한 탈북민 3명이 2016년부터 북한에 억류돼 있다.

VOA는 가장 오래 억류 중인 김 선교사의 건강이 크게 악화된 상태라는 주장도 있다고 전했다. 한국의 북한인권단체인 북한정의연대의 정 베드로 대표는 “(김 선교사는) 건강이나 여러 가지 모든 것들이 악화돼 있지만, 치료 없이 방치된 상태로 생명이 위태로운 정도로 위급하다는 소식을 들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