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파밸리 와이너리까지 휩쓴 산불…와인가격 영향 얼마나

나파·소노마 밸리 등 美 최대 와인산지도 잿더미
관련기업 주가 일제 하락..와인업계 `긴장`
"3년전 강진 때도 가격변동 제한적" 주장도
  • 등록 2017-10-11 오전 11:59:35

    수정 2017-10-11 오전 11:59:35

美 캘리포니아주 대형 산불(사진=AFPBBNews)


[이데일리 e뉴스팀]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에 덮친 최악의 산불이 와인의 상징인 나파밸리까지 피해를 주면서 이 지역 최대 산업인 포도주 생산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에 세계 와인 가격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번 산불은 8일 오후 10시쯤 캘리포니아 북서부 소노마 카운티의 샌타로자시 부근에서 발화해 밤사이 남쪽 방향으로 확산했다. 산불은 이후 포도 농장과 와인 양조장으로 유명한 나파·소노마 밸리 일대를 덮쳐 순식간에 잿더미로 만들었다.

주 당국은 긴급 대피령을 내렸지만 인명과 재산 피해 집계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전세계 와인 업계도 이번 산불로 인한 피해 규모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대 와인 생산지가 피해를 입으면서 와인 가격 변동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 최대 와인업체인 컨스텔레이션 브랜즈의 주가가 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1% 가량한 하락하고 유명 와인기업인 호주 트레저리 와인 에스테이트도 10일 1.4% 떨어지기도 했다.

실제로 이번 산불은 나파 카운티와 서쪽 소노마 카운티의 삼림을 대거 집어삼키면서 유명 와이너리(와인 양조장)들을 차례로 파괴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나파 밸리 내 실베라도 트레일을 따라 불이 번지면서 시그노렐로 에스테이트, 윌리엄 힐 에스테이트 등 이곳에 위치한 주요 와이너리들이 피해를 입었다. 이 지역 와인 관광의 허브로 꼽히는 소노마 카운티의 샌타로자는 최대 피해지로 꼽히고 있다. 현지시간 10일 현재 이번 산불로 인한 사망자 수만 15명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미국 와인의 85%를 생산해 왔다. 이 가운데 450여개의 와이너리가 자리잡은 나파밸리는 고급 와인 산지로 명성을 떨쳐 왔다. 나파밸리 와인 제조협회(NVV)에 따르면 이곳의 와인 산업은 연간 500억달러를 창출할 정도로 막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와인 원료가 되는 포도는 캘리포니아 전체 생산량의 4%에 불과하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과 높은 가격 덕분에 미국 전체 와인시장의 4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산업이 발달한 곳이다.

다만 이번 산불이 직접적으로 와인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있다. 3년 전 이 지역에 강진이 강타했을 때에도 일시적인 영향만 있었을 뿐 이내 생산을 재개해 가격 변동은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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