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해외 여행 수요가 늘어나고 저비용 항공사(LCC)가 확대되며 3월에도 국제선과 국내선을 이용하는 여객이 증가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THADD) 문제를 둘러싸고 중국 정부의 노골적인 보복이 시작됐지만 일본과 동남아 노선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3월 국제 및 국내 여객은 851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국제여객은 전년 동기보다 9.6% 증가했고 국내 여객은 같은 기간 7.2% 늘어났다. 항공화물은 38만톤으로 지난해 3월보다 10.1% 증가했다.
국내선 여객은 244만명으로 지난해 3월보다 7.2% 증가했다. 봄을 앞두고 내국인들의 제주도 여행이 늘어났다. 게다가 사드 문제로 중국 노선들의 운항이 뜸해지며 제주·김해공항에 항공기 운행시간(슬롯)이 여유로워지자 여력이 있는 항공기를 국내선에 투입하는 항공사 역시 증가했다.
지난달 국제선 여객 역시 607만명으로 지난해 3월보다 9.6% 늘어났다. 저비용항공사(LCC)의 공급도 확대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LCC 항공사의 공급은 지난해 3월 125만석에서 지난달 179만석으로 43.7%나 많아졌다.
일본·동남아 관광객 역시 증가했다. 지난 3월 일본 노선을 이용한 사람은 154만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22.8% 늘었다. 동남아 노선 이용자도 234만명으로 같은 기간 23.1% 증가했다.
다만 중국 정부가 지난달 15일부터 한국행 단체 여행 판매 제한을 시행하며 중국 노선이 전년 동월보다 22.5% 줄었다. 이에 중국 노선의 비중이 높은 제주와 청주공항은 국제선 실적이 전년 동월보다 각각 58.7%, 57.3%씩 감소하기도 했다.
국토부는 공항공사 및 지자체와 함께 긴급 지원대책을 시행할 계획이다. 먼저 우리 항공사들이 중국 대체노선으로 취항·증편하길 희망하는 태국과 대만 등의 국가와 회담을 해 운수권 확대를 추진한다. 또 중국 노선을 일본, 동남아 등 대체 노선으로 전환하는 것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중국 운수권 의무사용기간을 기존 20주에서 10주로 완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중국 항공사가 운항을 취소하며 반납한 슬롯(항공기 이착륙 시간)을 동남아나 일본 등 신규노선에 제공할 계획이다.
공항공사는 탑승률이 낮은 지방공항의 국제노선을 활성화 하기 위해 다음 달부터 항공사 여객 프로모션을 2억원 가량 지원한다. 인천공항은 일본 지자체와 협력해 일본-인천의 신규노선과 아시아권 환승 노선을 개발하기로 했다.
국제선 전세편을 유치하는 여행사에 지급하는 지원금을 연간 최대 1500만원에서 10억원으로 확대하고 해외 현지 여행사 대상 마케팅을 실시한다. 또 단체관광이 아니라 개별적으로 오는 중국인 관광객을 위해 케이 팝 방청권을 지급하고 사회관계망(SNS) 홍보를 강화한다.
아울러 면세점 등 상업시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경품제공과 SNS이벤트, 선불카드 제공 등을 진행하며 매출 증대를 지원한다.
구본환 국토부 항공정책관은 “최근 줄어든 항공수요를 회복하고 우리 항공시장의 체질을 강화시키기 위해서 항공노선의 다변화가 중요하다”며 “업계와 긴밀하게 협력해 보다 빠르게 항공 수요가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항공화물은 글로벌 경기 회복에 힘입어 IT 완제품과 부품의 수출입이 증가하며 지난해 3월보다 10.1% 늘어난 38만톤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