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티엔(라오스)=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라오스를 공식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북한의 5차 핵실험 도발과 관련, “국제사회의 단합된 북핵 불용 의지를 철저히 무시하고 핵개발에 매달리는 김정은 정권의 광적인 무모함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라오스 현지에서 수행 중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등 참모들과 긴급대책회의를 하고 “EAS(동아시아정상회의)에서 국제사회의 이름으로 북한에 대해 핵 포기를 촉구한 비확산 성명을 채택한 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했다”며 이처럼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김정은 정권을 향해 “핵 실험을 통해 얻을 것은 국제사회의 더욱 강도 높은 제재와 고립뿐이며 이런 도발은 결국 자멸의 길을 더욱 재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향후 대처방안과 대해선 “우리 정부는 국제사회와의 공조 하에 유엔안보리 및 양자 차원에서 추가적으로 더욱 강력한 제재 조치를 강구하는 한편 북한의 핵 포기를 위해 모든 수단을 다해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한·라오스 정상회담, 양해각서(MOU) 서명식까지의 일정만 소화한 뒤 예정된 공식오찬, 한·라오스 비즈니스포럼 등의 일정은 생략한 채 약 4시간 앞당겨 조기 귀국하기로 했다. 애초 청와대는 북한 풍계리 지진 감지 때만 하더라도 박 대통령의 순방 일정에 변함이 없다고 했으나 이후 지진이 5차 핵실험으로 판명되자 ‘급거 귀국’으로 방향을 틀었다. 박 대통령은 귀국하는 대로 북한의 5차 핵실험 관련 추가 보고를 받은 후 대응책을 고민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박 대통령은 한·라오스 정상회담 직전인 이날 오전 10시부터 약 15분간 미국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으로 귀국 중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향후 대응책을 논의했다. 정연국 대변인은 “역대 핵실험 이후 한·미 정상 간의 가장 짧은 시간 내에 이뤄진 통화”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