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을 그리워한' 6·25참전용사-화상소녀 만난다

다음달 1일 리차드 캐드월러더씨와 김연순씨 상봉
  • 등록 2013-03-28 오후 3:53:37

    수정 2013-03-28 오후 3:53:37

[이데일리 최선 기자] 6·25에 참전했던 미군과 당시 그를 ‘미국 아버지’로 불렀던 12세 소녀가 60년 만에 만난다. 두 사람은 이제 머리가 희끗해진 노인이 됐지만 당시의 기억을 잊지 않고 서로를 그리워했다.

60년 전 캐드월러더씨(왼쪽)와 김연순씨(오른쪽)의 모습(사진=국가보훈처)
국가보훈처는 다음달 1일 6·25 참전용사인 리차드 캐드월러더(82)씨와 ‘화상소녀’ 김연순(72·여·경기 화성시)씨가 60년 만에 재회한다고 28일 밝혔다. 캐드월러더씨와 김씨는 둘만의 추억이 녹아있는 장소인 화성시 매향리를 방문한다.

캐드월러더씨는 1953년 5월부터 1년간 수원에 있는 미 공군 제9전투비행단 통신병으로 근무했다. 바람이 매섭던 어느 겨울밤이었다. 한국인 여성이 어린 딸을(김씨)을 데리고 캐드월러더씨의 막사를 두드렸다. 이 모녀는 막사에서 20리(8km) 떨어진 마을에서 그곳까지 걸어왔다고 했다.

소녀는 턱부터 허리까지 심한 화상을 입고 있었다. 날이 추워 집에서 불을 피우다가 휘발유 통이 폭발했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마을주민들이 민간요법이라며 바른 검은 물질 때문에 화상부위가 감염돼 있었다. 자칫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수준이었다.

캐드월러더씨는 미군 이동외과병원 지휘관에게 소녀의 치료를 부탁했다. 그는 소녀를 지프에 태워 부산에 있는 군병원에 후송해줄 헬리콥터까지 데려다줬다. 몇 달 후 그 소녀를 다시 만날 수 있었지만, 제대 후 한국을 떠난 뒤로는 그녀를 볼 수 없었다.

그는 당시의 화상소녀를 찾아달라고 국가보훈처에 공식요청했다. 지난 1월 ‘화상소녀 찾기’ 캠페인이 시작됐고 한 달 만에 화성시 매향리 인근 주민의 제보가 접수됐다. 보훈처는 현장조사, 면담, 캐드월러드씨의 확인을 거쳐 화성에 사는 김씨가 ‘화상소녀’임을 확인했다.

현재 미국 애리조나에 거주하고 있는 캐드월러더씨는 “60년동안 그리워한 이 소녀를 한국정부가 이렇게 빨리 찾아줘 무척 놀랍고 대단히 감사하다”며 감격해했다. 김연순씨는 캐드월러더씨 부부에게 감사의 뜻으로 한복을 선물하기로 했다.

캐드월러더씨(왼쪽)와 김연순씨(오른쪽)의 최근 모습(사진=국가보훈처)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태연, '깜찍' 좀비
  • ‘아파트’ 로제 귀국
  • "여자가 만만해?" 무슨 일
  • 여신의 등장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