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버는 게임’ 놓고 빅4 업체 갈렸다

블록체인 대체불가토큰(NFT) 업계 화두로
업계 전반서 “내년 출시 위한 대응” 밝혀
엔씨소프트·넷마블 “내년 초 계획 공개” 앞장
넥슨, NFT 언급 없어…크래프톤 “게임이 먼저”
  • 등록 2021-11-12 오후 5:19:08

    수정 2021-11-12 오후 5:19:08

게임 빅4 CI 이미지.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이데일리 이대호 기자] 2021년 3분기 게임업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의 화두는 ‘블록체인 대체불가토큰(NFT)’이었다. NFT는 유일 값을 지닌 말 그대로 대체 불가능한 토큰이다. 게임 내 재화나 콘텐츠를 고유한 가상자산(NFT)으로 발행, 암호화폐와 연동시켜 기존 게임이 아닌 새로운 밸류체인을 가져가려는 전략이다. 국내 규제가 엄연히 존재하지만, 기업들이 앞다퉈 뛰어들겠다 선언한 것은 돈이 될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이번 실적발표 시즌엔 예상을 뛰어넘어 “블록체인 NFT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업체가 여럿 나왔다. NFT 게임의 내년 출시 계획을 밝힌 곳도 다수다. 선두권 업체에선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이 있다.

화제성만 본다면 엔씨소프트(엔씨)를 단연 첫손에 꼽을 수 있다. 회사는 블록체인 NFT 게임에 대한 법률적 검토만 남았다고 밝혔다. 기술적 적용엔 문제가 없으나 국내 게임법 규제가 걸림돌로 남은 까닭이다.

엔씨는 내년 초 사업 비전을 공개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 해당 자리에서 국내 규제를 우회하거나 무력화하는 엔씨의 해법이 나온다면, 업계에서 제2, 제3의 블록체인 NFT 러시가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홍원준 엔씨 최고재무책임자는 “말하지 않아도 어느 게임에 적용할지는 시장이 알 것”이라고 운을 띄워, 간판 게임 리니지에 적용하겠다 사실상 공언한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이날 엔씨는 상한가를 기록했다가 다음날인 오늘 9.03% 하락, 71만5000원으로 장 마감했다.

넷마블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블록체인과 NFT를 연계한 게임을 개발 중으로 내년 초에 설명회를 가지겠다”고 밝혔다. 엔씨와 달리 주가가 요동치진 않았다. NFT와 어떤 게임이 결합할 것인지가 여전히 미지수다. 리니지처럼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지식재산(IP) 타이틀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로 꼽힌다.

반면 블록체인 NFT에 대해 이렇다 할 언급이 없었거나 ‘게임 경쟁력이 먼저’라는 입장을 내보인 곳도 있었다. 이런 곳은 드물다. 넥슨과 크래프톤 정도를 꼽을 수 있다. 특히 크래프톤은 기존 게임 빅3로 불린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실적을 공개해 빅4 입지를 다졌다.

‘업계 맏형’ 넥슨은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NFT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일본 본사 컨퍼런스콜에서도 “언급이 없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앞서 넥슨 본사 주도로 비트코인을 대량 매입했지만, 게임과 NFT 접목에 대해선 공식적인 입장이 없는 상황이다.

넥슨은 간판 브랜드를 앞세운 전통적 신작을 앞세웠다. ‘카트라이더’와 ‘던전앤파이터’다. 두 게임 모두 지금의 넥슨을 만든 일등 공신인 게임이다. 카트라이더:드리프트는 글로벌 테스트를 거쳐 멀티플랫폼 게임으로 나온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PC원작을 계승한 액션게임으로 내년 1분기 국내 출시를 예정했다.

크래프톤은 지난 11일 출시한 초대형 야심작 ‘배틀그라운드:뉴스테이트’ 서비스 안정화에 집중한다. 북미와 유럽 중심으로 서구권 시장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미국 개발사 언노운월즈를 5억달러를 산 이유도 ‘창의적 IP 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인공지능(AI) 기술로 진짜 소통하는 느낌을 줄 수 있는 가상친구를 만들거나 콘텐츠의 재미를 끌어올릴 방안을 찾겠다고도 밝혔다. 블록체인 NFT 대응은 “게임 경쟁력이 먼저”, “내부 연구 중” 정도로 갈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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