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중앙은행 수장인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조차 “장래성이 있다”고 인정했기 때문이다.
◇ 버냉키 말 한마디에 가치 급등세
벤 버냉키 연준의장은 18일부터 이틀 동안 비트코인 관련 첫 청문회를 여는 미 상원 국토안보 정부위원회에 보낸 편지에서 “비트코인이 범죄 등에 악용될 위험이 있다”며 “그러나 다른 온라인 결제 시스템처럼 장기적으로 유망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연준은 비트코인을 규제하거나 감독할 계획이 없지만 향후 진전 상황을 예의 주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버냉키 의장이 일부 문제점을 인정했지만 성장 잠재력에 대해 인정하자 비트코인 사용자들은 환호했다.
비트코인이 미 제도권에 안정적으로 편입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이날 비트코인의 단위당 가격은 일본 도쿄에 있는 세계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 ‘마운트콕스(Mt.Gox)’에서 675달러(약 71만 원)까지 치솟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올해 들어서만 4700% 이상 폭등한 것이다.
미국 경제매체 CNBC 등도 비트코인이 지난 한 주 사이에 가치가 107%나 올랐다고 보도했다.
비트코인은 2009년 1월 처음 선을 보일때만 해도 가치가 5센트(약 52원)에 불과했었다.
미국 경제매체 마켓워치는 비트코인 전문가를 인용해 “이 추세로 가면 1000 달러 돌파도 시간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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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금융당국은 비트코인으로 골머리를 썩고 있었다.
비트코인을 받고 마약과 총기류 등을 팔던 온라인 장터 ‘실크로드’가 지난달 적발됐기 때문이다.
이번 의회 청문회도 비트코인의 공과(功過)를 따져보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미 정계에서는 비트코인이 이미 많이 쓰이는 디지털 화폐인 만큼 적극 장려해야 한다는 입장과 불법거래의 도구로 당장 ‘규제 철퇴’가 필요하다는 견해가 맞서고 있는 상황이었다.
미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17일 상원 국토안보위에 보낸 견해서에서 “비트코인이 다른 가상화폐와 마찬가지로 이점과 위험성을 동시에 갖고 있다”면서 통화로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비트코인 재단 관계자도 청문회에 앞서 상원에 보낸 서한에서 “비트코인이 가진 사회·경제적 잠재력을 억누르지 말고 균형있는 규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비트코인 익명성이 낳을 수 있는 폐해에 대해 이미 알고 있다”면서도 비트코인 이용자들이 법망을 피하기 위해 가상 화폐를 사용한다는 식으로 몰아가지 말라고 덧붙였다.
◇비트코인 선두주자로 등장한 중국
비트코인 인기는 중국에서도 급상승하고 있다.
CNN머니는 18일 중국이 비트코인의 선두주자라고 평가했다.
중국 최대 검색 포털 바이두는 보안 서비스 결제에 비트코인을 쓸 수 있도록 했다.
비트코인을 불법의 온상으로 보는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중국 반응은 긍정 일색이다. 비트코인을 이용해 영미·유럽 중심의 세계 금융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려는 의향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는 까닭이다.
이에 따라 중국 비트코인 거래소 BTC 차이나의 거래규모가 지난주 마운트곡스를 앞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봅 리 BTC 차이나 최고경영자(CEO)는 “아시아 금융가의 비트코인 투자도 늘어난다”면서 “아시아의 비트코인 붐이 본격화되면 세계 시장 판도에도 큰 변화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용어설명> 비트코인: 비트코인은 2009년 초 ‘나카모토 사토시’란 정체불명의 개발자가 처음 선보였다.
코인(동전)이라는 말과 달리 비트코인은 물리적 실체 없이 컴퓨터 사이에서만 오가는 ‘사이버 머니’다. 사용자들은 누구든지 숫자와 영문 대소문자가 뒤섞인 고유의 ‘지갑 주소’를 받아 100% 익명으로 구매·송금할 수 있어 비밀 거래에 적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