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파일을 40일 앞둔 길상사에 등장한 연등

  • 등록 2013-04-09 오후 7:04:03

    수정 2013-04-09 오후 7:04:03

[이데일리 조영훈 기자] 초파일을 40일 앞둔 지난 7일. 서울 성북구 성북동 길상사에는 벌써부터 연등이 봄꽃처럼 피어있었다. 봄을 시샘하는 꽃샘 추위에도 길상사 후원에는 봄꽃들이 꽃망울을 머금고 다가오는 봄을 기다리고 있다. 갑자기 찾아온 추위때문인지 휴일임에도 산사를 찾은 이는 십수명에 불과했다.

길상사는 ‘무소유’의 가르침을 준 법정 스님이 주지 스님을 맡아 유명새를 탔던 곳. 1987년 길상화 김영한님이 요정으로 사용되던 대원각을 불도량으로 만들어 법정을 주지스님으로 모셨던 곳. 법정스님은 97년 12월14일 처음 법회를 열어 불교 대중화에 힘을 보탠 기간은 13년. 법정스님은 201년 3월11일 국민적인 애도 속에 속세를 떠나 입적했다.

길상사는 극락전과 지장전, 설법전 등 전각과 관음보살상 뿐 아니라 명상을 위한 공간으로 더 유명새를 타고 있다. 길상선원은 다른 도량에서 3회 이상 수련회를 마친 사람에게 개방되며 누구에게나 항상 열려있는 몃앙의 공인 ‘침묵의 집’이 유명하다.

나즈막한 삼각산의 산줄기에 둥지를 틀고 있는 길상사는 나즈막한 능선을 따라 법정스님의 진영을 모시고 스님의 저서와 유품을 전시한 진영각을 비롯해 스님들의 개인 처소인 송월각과 주지스님의 처소인 청향당, 어른 스님의 처소인 길상헌 등 소규모 수행을 위한 전각들로 이뤄져있다. 이 밖에 소임자스님과 사중스님을 위한 월조헌, 능인당, 죽림당 등이 자그마한 마을을 이룬 듯한 독특한 풍경을 연출한다.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부처님 오신날’을 앞두고 길상사 마당에는 연등탑을 만들기 위한 골조작업이 한창이다. 종무소에는 ‘연등 접수 받습니다’라는 안내문이 걸려있다. 이제부터 불교 신도들이 각양의 소망과 기원을 담은 연등이 제작돼 그 곳에서 빛을 모을 것이다.

여느 사찰에서 볼 수 없는 모습은 아름들이 나무들 사이로 ‘날아오르는 풍선’과 같은 모양을 한 형형색색 수백개 연등. 초파일을 알리는 독특한 연등은 빠듯해진 살림살이와 그 어느 때보다도 커진 남북간의 갈등에 지친 불교 신도 뿐 아니라 일반 관람객의 마음까지 달래주는 보배로운 존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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