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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후 1시47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288.7원)보다 14.0원 내린 1274.7원에 거래 중이다. 환율이 장중 1270원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20일(저가 1278.3원) 이후 17거래일 만이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0%를 기록했다. 전월 수치(4.0%)보다 큰 폭 낮아졌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3.1%)를 하회했다. 지난 2021년 3월(2.7%) 이후 2년3개월 만의 최저치다. 작년 6월 물가상승률이 9.1%로 1980년대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만큼 6월엔 기저효과가 가장 크게 작용한 달이었다. 전월 대비 소비자물가지수는 0.2% 올랐다. 이 역시 월가 전망치(0.3%)를 밑돌았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4.8% 올랐다. 시장 전망치(5.0%)를 밑돌았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0.2% 뛰었다.
연준의 금리인상 우려가 완화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번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가 5.25~5.50%로 25bp(1bp=0.01%포인트) 인상될 확률은 94.2%에 달했지만 9월 25bp 인상 확률은 전일 22%대에서 13%로 축소됐다.
국내 증시에선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수세를 보이며 환율 하락을 견인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110억원, 코스닥 시장에선 200억원 순매수 중이다. 이에 따라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강보합권에서 움직이고 있다.
금리 동결했지만 ‘매파’ 기조 유지…“1260원선까지도 하락”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에서 13.7원 내린 1275.0원에 개장했다. 개장 이후 1279원까지 하락폭을 좁혔던 환율은 이날 오전 9시52분께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동결을 발표한 이후 1277원선까지 내렸다. 이후 오전 11시 이후부터는 1270원대 초반에서 횡보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로 낮아졌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몇 번 금리를 올릴지, 외환시장이 어떻게 변화할지 봐야 한다”며 “9월까지 미 연준의 결정을 지켜봐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 연준이 7월과 9월 연이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최종금리 수준을 열어뒀다는 것이다. 또 향후 금리를 올린다면 환율과 가계부채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국내은행 딜러는 “오늘 환율 하락은 글로벌 달러 약세 영향이 제일 컸지만 한은 총재의 내외금리차 문제없음, 외환시장 수급상황 개선 등 발언하면서 시장에 영향을 줬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환율 방향은 미국 주식시장이 얼마나 더 올라갈지가 관건”이라며 “원·달러 환율이 올 초 1260원대로 시작했는데 당분간 미국 주식시장이 더 올라간다면 올 초 환율도 뚫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원 국제금융센터 부전문위원은 “오늘 인플레 하방 쇼크가 생각보다 크면서 환율이 하락했다. 이 지표 자체가 계속해서 환율 하락을 이끌 것으로 보긴 어렵지만 앞으로 연준이 소비자물가지수에 대한 입장표명을 어떻게 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금통위에서 그간 조금 남아있던 불확실성이 해소돼 이날 환율 하락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