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남현수 기자= 7월은 소형 SUV의 달이다. 현대기아차가 나란히 소형 SUV를 출시했다. 현대 베뉴가 먼저 스타트를 끊고 기아 셀토스가 뒤를 이었다. 두 모델은 소형 SUV로 분류되지만 성격은 판이하게 다르다. 베뉴는 1600만원대(자동 모델)부터 시작한다. 현대차의 가장 저렴한 모델이었던 엑센트 자리를 꿰찼다. 현대차에서 가장 저렴한 만큼 베뉴는 경쟁 모델들에 비해 작은 차체와 조금은 부족한 옵션 구성을 갖췄다. 기아차는 셀토스가 소형 SUV임에도 준중형 SUV에 버금가는 옵션 구성과 차체 크기를 내세운다. 게다가 1900만원대 시작 가격은 사실상 베뉴와의 직접 비교를 거부한다. 오히려 현대 코나, 쌍용 티볼리 보다 높은 가격대다.
셀토스가 자랑하는 차체 크기를 먼저 살펴 봤다. 셀토스는 전장 4375mm, 전폭 1800mm, 전고 1605mm로 동급에서 가장 긴 전장을 자랑한다. 반면 베뉴(전장 4040mm, 전폭 1770mm, 전고 1585mm)는 이보다 전장 335mm, 전폭 30mm, 전고 20mm가 각각 짧고, 좁고, 낮다. 실내 거주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휠베이스 역시 셀토스(2630mm)가 베뉴(휠베이스 2520mm)에 비해 110mm가 더 길다. 셀토스가 한 체급 위인 스포티지에 비해 휠베이스가 단 30mm 짧은 것과 비교해 보면, 베뉴와 셀토스의 차이는 한 급 이상인 셈이다.
사실상 셀토스는 베뉴 보다는 스포티지 고객을 잡아당길 가능성이 크다.
실제 2열에 앉아보면 베뉴는 경차와 비슷한 무릎 공간을 보인다. 반면 전고가 높은 만큼 헤드룸은 경차보다 여유가 있다. 셀토스 2열은 마치 준중형급을 타고 있는 듯한 착각을 받는다. 무릎공간이나 머리공간 모두 부족함이 없다. 트렁크 용량 역시 크게 비교된다. 셀토스의 트렁크 기본 용량은 498L로 경쟁 모델(티볼리 427L)을 압도한다. 반면 베뉴의 트렁크 용량은 355L에 불과하다. 여러모로 셀토스와 베뉴를 같은 급으로 치부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파워트레인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셀토스는 1.6L 직분사 가솔린 터보와 1.6L 디젤엔진에 7단 DCT가 조합된다. 반면 베뉴는 1.6L 스마트스트림 자연흡기 가솔린에 스마트스트림 무단 변속기가 달린다. 베뉴에 장착된 1.6 스마트 스트림 엔진과 변속기는 현대 아반떼와 기아 K3의 것과 동일하다. 최고출력 123마력, 최대토크 15.7kg.m를 발휘한다. 최대토크가 낮은 만큼 4륜구동 없이 전륜구동 모델만 판매한다. 반면 셀토스는 가솔린과 디젤 엔진 모두 2륜과 4륜 중 선택 할 수 있다. 1.6L 가솔린 터보엔진은 최고출력 177마력, 최대토크 27.0kg.m, 1.6L 디젤엔진은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32.6kg.m를 낸다. 베뉴 파워트레인은 일상 주행에선 무난하지만 달리고 싶을 땐 부족하다는 느낌이 있다. 셀토스는 출력이 높은 만큼 동력성능에 대한 갈증은 없다. NVH에서도 셀토스가 앞선다. 베뉴는 고속 주행 시 하부소음과 풍절음이 실내로 많이 유입된다. 셀토스는 베뉴에 비해 한층 앞선 NVH 능력을 보여준다. 고속에서의 방음 실력 역시 준수하다.
셀토스와 베뉴는 500만원 가량의 가격차이를 보인다. 원가 차이는 실내에서 가장 많이 발견 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센터페시아 모니터다. 베뉴는 옵션을 선택하더라도 8인치 모니터가 장착되는 반면 셀토스는 10.25인치 센터페시아 모니터를 선택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셀토스에는 1열 열선 및 통풍 시트, 2열 에어벤트 등 2열 사용빈도가 높은 소비자들을 위한 편의장비를 대거 채용했다. 베뉴는 1열 열선시트만 제공한다. 2열은 사실상 별다른 편의장비를 찾아 볼 수 없다. 베뉴는 1,2인에 적합한 구성이다.
최근 출시되는 차량에 많이 탑재되는 반자율 주행 기술도 차이를 보인다. 셀토스는 전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이탈방지 보조, 차로 유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하이빔 보조 등이 기본으로 장착된다. 여기에 드라이브 와이즈 옵션을 마련해 수준 높은 반자율 주행을 지원한다. 드라이브 와이즈에는 스마트크루즈컨트롤(정차&재출발), 전자식파킹브레이크, 전방 충돌방지 보조(자전거), 후측방충돌방지 보조, 후방교차충돌방지 보조 등이 포함된다. 사실상 고속도로에서는 자율 주행에 가까운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베뉴에는 셀토스에 비해 한 급 아래의 반자율주행 옵션만 달렸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이탈방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하이빔 보조가 기본이다. 현대 스마트 센스 옵션을 더하면 후측방 충돌 경고, 후방 교차 충돌 경보 등이 추가된다. 앞 차와의 간격을 조절해 달리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베뉴에선 선택할 수 없다.
옵션뿐 아니라 소재도 확연히 비교된다. 베뉴는 대부분의 실내 마감을 플라스틱과 우레탄으로 했다. 게다가 사용한 우레탄은 딱딱한 소재감으로 고급스러움보단 실용성에 초점을 맞췄다. 셀토스는 몸이 닿는 도어 암레스트나 센터 암레스트 콘솔을 인조가죽으로 마무리했다. 또한 센터페시아에 적용한 우레탄을 말랑한 소재로 사용해 고급감을 줬다.
편의안전사양과 파워트레인 성능, 차체 크기를 종합해보면 베뉴는 영업용, 셀토스는 1,2인 가구 또는 어린아이가 있는 패밀리카로 쓸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영업용 차량은 회사에서 구매하기 때문에 혼자 타는 일이 대부분이다. 영업용 차량의 특성상 호화옵션이나 고급 소재보단 잔고장 걱정 없는 저렴한 차량을 선호한다. 자동변속기만 추가한 베뉴 기본 모델의 가격은 1620만원이다. 셀토스의 시작 가격인 1929만원보다도 300만원 가량 저렴하다. 다만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액센트 기본 모델의 가격이 1297만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베뉴 가격표가 마냥 저렴하다고만 볼 순 없다.
셀토스는 준중형 SUV 못지않는 편의사양과 파워트레인이 매력이다. 원하는 옵션을 이것저것 넣다 보면 3천만원에 육박하는 가격표에 ‘헉’ 소리가 절로 난다. 셀토스 풀옵션 모델의 가격은 3284만원이다. 중형 SUV인 기아 쏘렌토나 현대 싼타페가 아른거린다. 왠만한 고급 옵션이 대부분 달린 K7 프리미어 기본 가격보다 비싸다.
베뉴와 셀토스 사이에는 명확한 장점과 단점이 존재한다. 편의사양과 차체 크기를 중시한다면 셀토스, 오로지 저렴한 차를 찾는다면 베뉴 쪽이 좋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