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2.6조 토지채 발행..단일규모 사상 최대

궁여지책 대규모 토지채 자금조달 `숨통`
국고채 최대 발행규모 3.3조에 견줄만
"전무후무한 발행될 것"..1조원 ABS도 추진
  • 등록 2010-08-25 오후 6:32:49

    수정 2010-08-25 오후 6:32:49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오는 27일 발행하는 2조6000억원 규모의 토지수익연계채권은 국내에서 발행된 단일 채권규모로 사상 최대다.

기존 사상 최대인 용산역세권개발사업자 드림허브가 발행한 8500억원의 자산유동화증권(ABS)을 3배나 웃도는 수치다.

<이 기사는 25일 18시 17분 실시간 금융경제 뉴스 터미널 `이데일리 마켓포인트`에 출고된 것입니다. 이데일리 마켓포인트를 이용하시면 이데일리의 고급기사를 미리 보실 수 있습니다.> 

25일 주관사인 우리투자증권(005940), 삼성증권(016360), 동부증권(016610)에 따르면 LH는 오는 27일 2조6000억원규모의 토지수익연계채를 발행한다. LH는 지난 18일 우리투자 1조2000억원, 삼성증권 8000억원, 동부증권 6000억원 등의 총액인수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즉, LH입장에서는 설령 시장에서 토지연계채가 다 팔리지 않더라도 주관사가 책임지고 매입하는 만큼 2조6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이미 지난해 10월 1000억원대의 채권 발행에 실패했고, 해외채권 발행 등도 쉽지 않은 상황인 만큼, 메마른 자금줄에 숨통을 틔어줄 `오아시스`가 되는 셈.

주관사로서도 의미있는 딜이다. 우리투자증권의 경우 자기자본 2조5000억원의 절반에 달하는 1조2000억원을 총액인수키로 하면서 내부적인 리스크 점검에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그동안 유례없는 대규모 총액인수로 내부적인 점검이 치열했다"며 "채권쟁이 20년만에 맡은 최대 규모의 발행이자, 앞으로도 이 정도의 단일 채권 발행은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매년 수십조원이상 발행되는 국고채의 경우에도 단일 발행은 1조원 안팎에 그치고 있다. 2009년 4월 발행된 국고 5년물 3조 3000억원이 단일 국고채 발행중 가장 큰 규모다.

주관사는 당초 시장에 알려졌던 3조~4조원의 토지연계채 발행규모는 주관사들이 감정대상에 올린 토지의 가치로, 최종 토지 감정가는 지난 11일에 나왔고, 18일에서야 대상 토지가 최종 확정됐다고 밝혔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LH가 제시한 20조원의 대상 토지중 4조원가량을 감정평가했고, 이중 수도권내 2조6000억원가량을 가장 좋은 땅으로 평가했다"며 "민평금리과 수급을 기준으로 발행금리 조건을 적절히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10년 만기로 발행되는 이번 토지연계채의 금리는 국고채 5년물+0.35%포인트, 표면금리는 3.5%로 5년이후부터 매년 풋옵션이 가능하다. 중도상환 보장수익률은 이미 4.72%로 확정됐고, 기초자산이 되는 토지는 수도권 택지지구 100%로 채워졌다.

LH가 토지수익연계채권을 발행한 것은 지난 1999년이후 11년만에 처음.

한 주관사 관계자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토지연계채권이 좋은 투자수단이 될 수 있겠지만 LH나 정부 입장에서는 극약처방이 될 수 있다"며 "99년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땅값이 바닥일 때 이 채권을 찍는다"고 말했다.

이어 "설령 추가적인 토지연계채를 발행한다고 해도 이번 대상토지보다 더 좋을 가능성이 별로 없고, 금리가 더 높아야 하는 만큼 자주 발행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LH는 이번 2조6000억원의 토지연계채 발행과 더불어 다음달 1조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해 보금자리주택 사업 자금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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