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조용철기자] 철도공사의 러시아 유전개발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홍만표 부장검사)는 28일 소환한 왕영용 철도공사 사업개발 본부장에 대해 사문서위조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검찰 관계자는 "왕영용 본부장의 여러 혐의 가운데 혐의가 명백히 드러난 철도교통진흥재단(철도재단) 이사회 회의록 등 사문서 위조한 혐의를 우선 적용해 긴급체포했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왕영용씨는 지난해 9월 9일 열린 철도재단 이사회에 신광순 당시 재단 이사장이 불참한 상태로 회의를 주재한 뒤 직인을 찍어 의사록을 위조하고 같은달 16일 전대월 하이앤드 대표 등으로부터 코리아크루드 오일(KCO) 지분을 인수하면서 신광순씨의 위임장을 위조토록 한 혐의다.
왕씨는 지난해 6월 이 사업에 참여해 러시아 측과 협상이 종료될 때까지 직접 현장에서 일을 처리해 온 실무자로 철도공사가 사할린 유전사업에 투자한 배경 및 사업추진 과정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검찰은 왕씨를 상대로 사할린 유전사업에 무리하게 투자한 배경 및 사업추진 과정, 한국쿠르드오일의 주식 변동과정을 결재라인에 보고하지 않고 철도재단 이사장의 위임장을 위조해 처리한 의혹 등에 대해 추궁했다.
검찰은 또 왕씨가 지난해 6월 허문석씨로부터 유전사업 제안을 처음 제안받은 뒤 민간사업자인 권광진 쿡에너지 대표는 물론 대출은행 관계자, 러시아 현지 회사 등과 꾸준히 접촉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집중 조사했다.
검찰은 왕영용씨에 대해 조사할 내용이 많지만 그동안 기초조사가 마무리됐기 때문에 수사 진척도가 빠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 27일 구속돼 검찰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전대월 하이엔드 대표와의 대질조사도 적극 검토중이다.
왕영용씨는 이날 오전 10시30분께 평상복 차림으로 서류가방을 든 채 서울 서초동 지방검찰청사에 도착, 기자들의 질문공세에 대해 아무런 답변도 없이 조사실로 향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전대월씨를 다시 불러 지난 2월 39억7000만원어치 당좌수표를 부도내고 지난해 8월 코리아크루드오일(KCO)을 설립하면서 주식대금 10억원을 가장납입한 혐의에 대해 보강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지난해 5월 권광진 쿡에너지 대표로부터 러시아 유전사업을 제안받은 이후 러시아 알파에코사와 유전인수 계약을 체결하고 자신의 KCO 지분을 철도공사에 84억원에 넘겨주는 과정, 정·관계 금품로비 여부 등에서 각종 의혹 등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검찰은 또 전씨가 검찰에 출두하면서 가지고 온 허문석씨와의 8분가량 통화 내용이 담긴 휴대폰 통화내용에 대한 녹취록 내용이 사실인지에 대한 분석작업에 들어갔다.
검찰 관계자는 "녹취록의 내용을 살펴보니 허문석씨가 감사원 조사를 받고 인도네시아로 출국하기 전인 지난 2일 오후 전씨에게 통화한 것으로 보인다"며 "녹취록 내용이 조작됐는지 또는 왜곡됐는지 여부에 대해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