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인구 감소에 따른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영향은 재건축 형태의 시장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점입니다.”
| 2024 이데일리 부동산 포럼이 24일 서울 중구 통일로 KG타워 하모니홀에서 ‘인구감소 시대의 부동산’을 주제로 열렸다. 이상림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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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림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24일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열린 ‘2024 이데일리 부동산 포럼-인구감소 시대의 부동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연구원은 특히 “인구가 줄어드니 수요가 줄고,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는 단순한 측면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깅조했다.
이 연구원은 2021년 전체 인구 규모 감소가 시작됐고, 인구 감소에 따라 우선 2040년경부터 가구 수의 감소 시작을 전망했다. 그는 단순히 인구가 감소한다고 무작정 모든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는 것은 아니라고 짚었다. 이 연구원은 일본과 미국의 사례를 들어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면 집값이 폭락할 것이라 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면서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도 부모 은퇴와 무관하게 그 이후 다시 회복됐다”고 말했다.
그는 인구 감소로 가장 큰 영향은 일산, 분당과 같은 1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재건축 시장에 미칠 거라 관측했다. 이 연구원은 “재건축이라는 것이 기존에 있던 가구에 추가 가구를 더해서 새로운 집을 짓는 형태”라면서 “앞으로 ‘주변의 인구를 끌고 와서 몰아주는 형태로 새 건물을 짓겠다’는 것이 인구 감소 시대에도 과연 가능할 것인지 심각하게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향후 재건축 아파트는 ‘고층의 슬럼화’를 뜻한다고도 정의했다. 그러면서 “지금 공급이 부족하다고 해서 고밀도의 아파트를 짓는 것은 미래 세대에 굉장히 커다란 폭탄을 쥐여주는 위험한 일이다”고 경고했다.
재건축으로 인한 인근 지역의 공동화(空洞化)도 문제도 짚었다. 이 연구원은 “서울 안에서도 특정 대규모 단지에 ‘인구 몰아주기 식의 재건축 단지 주택 조성’이 결국 주변 지역의 공동화를 부른다”면서 “강서구나 강북권 내부에서도 이런 일이 쉽게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년들이 떠나는 지방 소멸에 대해서도 ‘직주락’(업무·주거·여가)만 보완해서는 안 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영남 지역에 있는 대학들이 서울에 있는 대학만큼의 역할을 해줬으면 SK하이닉스가 아마 구미에 있었을 것”이라면서 “인구가 감소하는 데 ‘직주락만 있으면 괜찮아’식을 벗어나 조금 더 새로운 세계를 설계하는 형태로 인구와 부동산에 대한 인식에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