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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말 출범한 열매컴퍼니는 온라인 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 아트앤가이드를 운영 중이다. 최근 170억원 규모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했다. 소프트뱅크벤처스와 베이스인베스트먼트 등 기존 투자자와 한화투자증권-유온인베스트먼트, DS자산운용, 롯데렌탈, KT인베스트먼트 등 신규 투자자가 참여했다. 지난해 10월 시리즈 A 라운드를 마무리한 지 6개월 만으로, 누적 투자금액은 약 270억원이다. 이번에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1000억원으로 시리즈 A 단계보다 4배 넘게 뛰었다.
김재욱 열매컴퍼니 대표는 회계사와 사모펀드 매니저를 거친 금융맨으로, 미술 투자에 매력을 느껴 간송미술관으로 전직해 네트워크와 경험을 쌓았다. 그림을 사본 적 없는 사람들이 부담 없이 미술 투자의 즐거움과 가치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 국내 최초로 공동 투자 모델을 구축했다. 초기 미술계에선 유명해도 대중적 인지도는 낮은 작품들을 내놓으며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미술 투자시장과 사업의 성장세를 맞춰 유명작가 위주에서 중견작가까지 물 스며들 듯 작품을 소개했고 좋은 반응을 얻었다.
시장성·안정적인 사업 모델에 소뱅 ‘러브콜’
소뱅벤처스는 미술투자 시장성과 맨파워에 꽂혀 열매컴퍼니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정희재 소뱅벤처스 심사역은 투자에 있어 이용자의 행동에 변화를 일으키고 그들을 ‘락인’할 수 있느냐를 따지는데, 열매컴퍼니가 딱 들어맞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미술시장은 국내 경제 규모나 글로벌 미술시장에 대비해 너무 작다는 점에서 성장 잠재력이 크다. 이에 더해 미술 투자를 온라인으로 전환한 열매컴퍼니 모델은 이용자의 행동을 변화시켜 미술시장에 없던 유동성을 공급해줄 수 있다는 평가다. 작품 공동구매와 재매각 건수, 수익률에서 압도적 실적을 낸 모습을 보며 정 심사역은 열매컴퍼니의 지속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김재욱 대표의 끈질긴 노력과 정희재 심사역의 신뢰에 힘입어 열매컴퍼니는 대부분 연령층에서 빠르게 인기몰이 중이다. 그간 김환기와 이우환, 피카소 등 국내외 유명작가 작품 134개를 공동 구매했고, 이 중 76개를 재매각해 평균 수익률 32.7%를 달성했다. 매출은 2019년 16억원에서 작년 174억원으로 늘었다.
안정적인 사업 모델도 투자자들의 러브콜을 받는 이유다. 음악저작권 조각투자 뮤직카우가 증권성 논란에 휩싸이면서, 미술품·한우·부동산 등 조각투자 플랫폼마다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다만 열매컴퍼니는 금융서비스 측면보다는 미술 투자에 집중했고, 법적 불확실성을 피하기 위해 거래소 방식보다는 규제에서 자유로운 모델로 사업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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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이든 가상자산이든 자기 돈이 들어가면 공부하기 마련이다. 미술 투자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시장에 발을 들여 그림을 접하고 즐길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 열매컴퍼니의 역할이다. 이를 계기로 유명작가를 향한 대중적 관심이 커지면 신진·중견작가도 낙수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열매컴퍼니의 향후 목표는 신진작가 지원과 내년 상반기 기업공개(IPO) 도전이다. 올 초 인수한 작가 오픈마켓 플랫폼 버즈아트를 기반으로 두나무, 위메이드와 협업해 신진작가들의 미술품 NFT를 발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미술품 지적재산권(IP)을 기반으로 인테리어 사업에 나서, 작가 인지도 상승과 수익원 확보를 돕겠다는 방침이다. 금융 라이선스를 취득해 DS자산운용과 아트펀드 등 새 금융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지난 수백년간 부자들의 전유물이었던 미술시장에 대중이 접근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추는 것. 김 대표는 “그림을 사보면 삶의 질이 달라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고객들에게 이 경험을 소개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 즐겁다”며 “미술시장을 대중의 관심 대상으로 끌어올리면서 시장과 함께 회사가 성장해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열매컴퍼니를 향해 더 많은 대중과 소통할 것을 당부했다. 정 심사역은 “대중을 바라보는 플랫폼이 되려는 만큼, 더 많은 사람들이 열매컴퍼니를 통해 미술을 접하고 삶의 다양성과 취향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며 “신규 사업들이 얼마나 고객의 관심을 이끌어낼지 기대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