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 20대 후반 직장인 A씨는 지난달부터 부동산 거래 플랫폼을 통한 투자를 시작했다. A씨가 투자한 상품은 이 플랫폼에 상장된 ‘서초 지웰타워’, ‘역삼 한국기술센터’, ‘역삼 런던빌’ 등 3개 상품이다. A씨는 “2000만원을 이들 상품에 나눠 투자해 각각의 상품마다 3%를 웃도는 수준의 배당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끌렸다”며 “제2의 월급이 될 것 같아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녀노소, 세대불문 누구나 빌딩과 같은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소수 고액자산가들의 주요 투자 포트폴리오였던 도시 빌딩 투자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부동산거래 플랫폼을 표방한 카사가 대표적이다. 카사는 1% 극소수의 자산만이 누릴 수 있는 대도시 빌딩 투자 영역을 대중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플랫폼 카사 앱 이미지.(이미지=카사) |
|
카사, 1댑스씩 구매 가능…주식과 ‘유사’카사는 부동산 지분을 ‘댑스(DABS, 디지털수익증권)’라고 부르는 소액의 증권으로 쪼개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일컫는다. 주식회사 지분을 주 단위로 쪼개 소유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예를 들어 10억원 짜리 건물을 5000원 짜리 20만 댑스로 나눴다면, 1댑스를 가진 투자자는 해당 빌딩 지분 20만분의 1을 보유한 셈이 된다. 지분에 비례해 3개월마다 임대 수익을 배당받으며, 건물 매각 시 차익도 나눠 받는다. 또 스마트폰 증권사 앱에서 주식을 사고파는 것처럼, 카사앱에서도 투자자들끼리 실시간으로 댑스를 거래할 수 있다.
상업용 부동산에 소액으로 투자한다는 점에서 리츠와 비슷하다. 다만 리츠가 자산운용사에서 돈을 맡겨서 여러 부동산에 투자하는 방식이라면, 카사는 특정 건물 지분을 개인이 보유하는 방식이다. 건물 지분을 투자자들이 나눠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빌딩 매각 등 주요 결정은 투자자로 구성된 수익자 총회를 열어 논의한다.
실제 지난해 12월 1호 건물 역삼 런던빌(101억 8000만원·203만6000댑스)이 청약 기간 내 완판에 성공해 카사 플랫폼에 상장했다. 지난 7월 2호 건물 서초 지웰타워(40억·80만댑스)는 약 2시간 30분 만에 완판에 성공하며 카사 플랫폼에 상장했다. 이어 지난 9월 3호 건물 역삼 한국기술센터(84억5000만원·169만댑스)는 청약 당일 완판에 성공해 카사 플랫폼에 상장했다.
금융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내년 싱가포르 시장 공략
카사가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플랫폼임에도 주목받을 수 있던 비결은 안전성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로부터 2019년 12월 18일 혁신금융서비스로 인가를 받으며 정부의 관리 감독을 받는 안전한 상업용 부동산 거래소임을 입증했다. 또한 시중은행과 신탁사, 보안업체 등과의 파트너십은 물론, 자체개발 블록체인 기술로 디지털 자산의 해킹 또는 위변조를 원천 차단하는 등 투자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플랫폼을 구축하며 정보보안 국제표준 ISO27001을 3년 연속으로 획득했다. 카사에 따르면 이달 23일 기준 앱 설치는 29만 명, 회원수는 14만 명을 기록하고 있다.
카사는 오는 2022년 싱가포르에 글로벌 부동산 수익증권거래소를 오픈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9월 싱가포르 통화청으로부터 수익증권 공모(CMS) 및 2차 거래(RMO) 라이선스를 모두 획득한 바 있다. 한국계 기업이 이 두 라이센스를 모두 획득한 것은 카사가 처음이다. 카사 관계자는 “싱가포르 거래소는 국적 제한 없이 투자 참여가 가능하고 글로벌 각지의 부동산을 기반으로 한 수익증권 공모 상장이 가능하다”면서 “국내 투자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해외상업용 부동산 투자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의 장을 열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카사 서비스 흐름도.(이미지=금융위원회) |
|
| 카사 건물 배당 기준일.(이미지=카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