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일부 지하철역 역사 내 환하게 미소 짓고 있는 문 대통령의 모습과 청와대 전경 위에 ‘대한민국에 달이 뜬 날’이라는 문구가 더해진 영상광고가 흘러나왔다.
이 광고는 오는 24일 문 대통령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일부 지지자들이 준비한 이벤트로 알려졌다. 11일부터 약 한 달간 5호선 광화문·여의도·종로3가·동대문역사문화공원·천호역, 7호선 가산디지털단지·고속터미널·건대입구·노원역, 8호선 잠실역 등 총 11개 역에 광고가 게재된다. 와이드 광고는 5호선 광화문역에 설치됐다.
주로 아이돌 스타의 팬들이 게재하는 지하철역 이벤트는 문 대통령의 여성 지지자들이 자발적으로 자비를 털어 기획한 것으로, 한 달 정도 걸려면 약 250만원 가량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광고의 시작을 알린 트위터 ‘문 라이즈 데이(Moon_rise_day)’ 계정에는 “메트로 측에서 온 연락에 따르면 현재 광고를 내려달라는 취지의 민원이 폭주하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일부 야당 의원들도 한마디씩 보탰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지하철에 문 대통령 생일 광고하신 분들! 본인들은 지지자라고 생각하겠지만 제가 볼 땐 교묘한 안티다. 대통령 생일을 국민들이 떠들썩하게 축하하는 국가는 선진국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즉 지지자들이 문 대통령을 후진국 대통령으로 만든 것이다. 맹목적 지지가 교묘한 안티가 되는 이 역설을 그분들이 언젠가 깨달을 수 있을까”라고 지적했다.
또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페이스북에 “정상적으로 하자면 올해 2월 말까지는 박근혜 대통령 임기 중 아닌가? 촛불혁명으로 박 대통령은 감옥에 보내놓고, 그 임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자신의 생일 축하 영상과 음악을 서울 시내 지하철역에서 떠들게 하고 있다는 게 말이 되나”라는 글을 남겼다. 그러면서 “김일성 주체사상의 영향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