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용 호조에 약세…"당분간 조정장 대비해야"[채권분석]

국고채 3년물 금리 6.1bp, 10년물 8.7bp↑
국채 10년 선물 85틱 하락, 장 초반보다 하락폭 줄여
국고채 가격 하락하자 '저가 매수' 유입
국고채 3년물 2.6조 입찰, 응찰률 361.4%로 호조
  • 등록 2024-02-05 오전 11:56:02

    수정 2024-02-05 오전 11:56:02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일하고 있다.(사진=로이터)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5일 국고채 시장은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장 초반보다는 약세폭이 줄어들긴 했으나 미국 고용지표 호조에 따른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된 부분이 반영되고 있다. 채권 금리 하락은 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갭업 출발 후 저가 매수 들어왔으나 ‘일제히 약세장’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국고채 2년물과 3년물 금리는 각각 6.8bp, 6.3bp 상승한 3.377%, 3.311%에 호가되고 있다. 1bp는 0.01%포인트를 말한다. 5년물 금리는 7.8bp 오른 3.338%에 호가 중이다.

장기물인 10년물 금리는 9bp 오른 3.377%에 호가되고 있고 20년물, 30년물 금리는 8.2bp, 7.8bp 오른 3.339%, 3.286%에 호가 중이다.

국고채 현물이 일제히 가격이 하락하며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국채 선물 가격도 약세 흐름이다.

출처: 마켓포인트
국채 3년 선물과 10년 선물은 각각 23틱, 87틱 하락한 104.80, 113.45를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선물 매매 흐름은 엇갈리고 있다.

외국인은 국채 3년 선물을 7000계약 가량 순매도하고 있다. 은행도 800계약 가량 순매도 중이다. 반면 금융투자가 6000계약, 투신이 1100계약 가량 순매수하고 있다. 보험과 연기금은 각각 300계약 넘게 순매수하고 있다.

반면 외국인은 국채 10년 선물은 300계약 가량 순매수 중이다. 보험, 투신이 각각 500계약, 600계약 순매수하고 있다. 반면 금융투자는 1700계약 넘게 순매도 중이다.

이날 국고채 3년물이 2조6000억원 가량 발행되면서 헷지물량이 나오고 있지만 시장에 크게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가격이 떨어진 틈을 타 3년물 입찰에 들어오려는 수요 덕분에 3년물 입찰은 361.4%의 경쟁률을 보였다. 응찰 금액은 9조4000억원에 달했다. 가중평균 낙찰금리는 3.285%다.

우리나라 국고채 금리는 아시아장에서의 미 국채 금리 상승세와 동조화되고 있다. 미 2년물 금리는 5bp, 10년물 금리는 4bp 오른 4.42%, 4.07%를 기록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1월 미국의 비농업부문 취업자 수가 35만명으로 넘어서면서 시장 예상치(18만명)를 훌쩍 뛰어넘었다. 시간당 임금도 전월비 0.6% 올라 예상치(0.3%)를 두 배 가량 웃돌았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최저시급을 25% 올리는 등 임금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보고서를 통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인하 기대가 추가 약화된 가운데 향후 경제지표 향방에 따라 디스인플레이션 및 이에 따른 통화정책 완화 기조 전환이 추가로 지연될 가능성이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선물시장에 반영된 연내 금리 인하폭은 6회에서 5회로 축소됐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3월 금리 인하 확률은 15.5%, 5월은 66.8%로 크게 축소됐다. 일주일 전 40%, 80%대 수준에서 크게 줄어든 것이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 딜러는 “미국 고용시장 서프라이즈가 반영되면서 금리 자체가 갭업 출발한 후 저가 매수가 들어오면서 약세폭을 줄이는 모양새”라고 밝혔다.

이날 우리나라 국고채 금리는 장초반 8~10bp 가량 뛰었으나 미 국채 금리가 14~16bp 가량 뛴 것에 비해선 상승폭이 적었다. 국고 10년 선물도 장초반 원빅(100틱) 가량 하락하다가 하락폭이 줄어든 상태다.

금리 인하 기대 축소, “당분간 조정장”

미국은 단순히 고용지표 호조를 넘어 골디락스(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경제 상태)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금리 인하가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국이 먼저 금리를 내린 후 우리나라가 뒤늦게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만큼 우리나라는 하반기나 돼야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을 전망이다.

시장은 연준의 3월 인하 가능성을 축소하고 5~6월로 미뤄질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다. 운용사 채권딜러는 “미국 비농업고용지표가 이견이 없을 만큼 호조세를 보인 만큼 일정 수준의 조정장은 불가피하다”며 “상반월까지는 조정장에 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초 이후 3.2~3.3% 수준의 박스권 레인지를 보였으나 레인지 수준 자체가 상향 조정될 가능성도 잔존한다.

연준은 골디락스 경제로 금리 인하를 빨리 할 유인이 없어지는 반면 우리나라 역시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물가에 대한 상승 압력, 금리 인하시 부동산 가격 상승 우려 등으로 섣불리 금리 인하 신호가 나타날 가능성은 낮아지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일 “미국, 유럽이 금리를 빨리 내린다고 해도 우리나라가 이에 동조해 빨리 내릴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또 미국이 우리나라보다 물가상승률이 목표치(2%)에 더 빨리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우리나라 1월 물가상승률이 전년동월비 2.8%로 떨어진 이후에 나온 메시지다. 생활물가가 기대인플레이션율에 더 크게 영향을 준 만큼 생활물가 상승률이 떨어져야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떨어질 것이라고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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