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폭격 없다'는 러시아 거짓말쟁이들에게 이 사진을 보여줘라"

  • 등록 2022-03-04 오후 1:58:04

    수정 2022-03-04 오후 2:25:22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9일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앞서 “우크라이나 도시를 겨냥한 미사일 공격이나 포격은 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러시아군의 민간인 지역을 향한 공격이 점차 심해져 연일 논란이다.

3일(현지시각)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트위터에 “러시아 거짓말쟁이들이 우크라이나 도시를 포격하지 않는다고 말할 때마다 이 사진을 보여줘라“는 글을 올리며 한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그가 올린 사진은 수도 키이우(키예프) 인근 보로디얀카 마을의 한 아파트 전경으로 전날 러시아군의 포격을 받아 건물 전체가 새카맣게 불탔고 일부는 처참하게 무너져 있었다. 바닥에는 무너진 건물 잔해들이 보인다.

쿨레바 장관은 “러시아가 이 마을을 이틀 동안 포격했고 다수의 민간인이 사망했다”며 “야만적인 러시아는 지금 당장 멈추라”고 촉구했다.

(사진=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 트위터 캡처)
러시아군은 지난 달 2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명령으로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했지만 우크라이나군의 거센 저항 등으로 당초 계획보다 진격 속도가 더뎌지자 이달 들어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공격을 가하고 있다고 서방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키이우 북쪽 체르니히우에서는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최소 22명이 사망했다. 이에 앞서 비아체슬라프 차우스 체르니히우 주지사는 “러시아가 학교 두 곳과 민가들을 공격했다”고 말했다. 체르니히우는 러시아에서 키이우로 들어오는 간선도로가 지나는 곳으로 러시아군은 이곳의 점령을 위해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아조프해의 전략적 요충지인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은 러시아군에 완전히 포위됐다.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현지 방송을 통해 “지난 24시간 동안 공격이 끊이지 않았고, 현재 수도와 전력 공급이 끊겼다”며 ”복구를 위해선 휴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러시아군은 이날 크림반도 북쪽의 요충지 헤르손을 점령했으며, 자포리자주의 유럽 최대 규모의 원전 지역도 사실상 장악했다.

한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평화협상 대표단은 이날 2차 회담에서 민간인의 대피를 위한 인도주의 통로 개설과 통로 주변 휴전에 합의했다. 대표단은 “인도주의 통로 운영을 위해 조만간 특별 연락·조율 채널을 구성할 것”이라며 “다음 주에 3차 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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