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쟁이’가 KT그룹 커머스 총책으로…정기호 “디지털 커머스 최고 목표”

30일 KT 커머스 컨트롤타워 'KT 알파' 출범 기자간담회
"광고·커머스·콘텐츠 경계 허물어진 시대..시너지 집대성해야"
"역량 결집해 모바일·B2B로 넓히고, M&A도 적극 추진"
  • 등록 2021-06-30 오후 1:56:58

    수정 2021-06-30 오후 9:17:23

정기호 KT 알파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광화문 KT 사옥에서 개최한 합병법인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KT 제공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평생 광고 한우물만 파던 제가 이곳에 서게 됐습니다. 35년 동안 광고인으로 살아온 제가 왜 여기에 섰을까요?”

오는 7월1일 KTH와 KT엠하우스의 합병법인 ‘KT 알파(kt alpha)’의 공식 출범을 하루 앞둔 30일의 아침. KT그룹의 커머스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될 KT 알파의 초대 대표로 지난 3월 선임된 정기호 대표가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올라 자신을 소개하며 이렇게 질문을 던졌다.

그는 자신이 던진 질문에 대한 답으로 ‘경험’과 ‘관점’을 내세웠다. 온라인 영역에서 축적해온 오랜 디지털 광고 경험과 새로운 판을 짜기 위한 관점의 변화를 통해 “판을 넓히고, 연결하고, 뒤집겠다”고 정 대표는 자신했다.

“최초 시도만으론 부족..최고 목표로 변화해야”

정 대표는 신규 합병법인의 출범을 알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긴 시간을 할애해 과거의 실패를 돌이켰다.

정 대표는 “하이텔PC통신은 대한민국 최초의 온라인 서비스였다. 획기적이었지만 지금은 세상에서 잊혀졌다”면서 “포털 파란에서는 업계 최초로 대용량 메일을 선보였고, 모바일 앱 푸딩은 한때 시장을 휩쓸었지만 모두 세상에서 없어졌다”고 되짚었다.

그러면서 “PC통신부터 모바일까지 KT하이텔은 누구보다 많이 최초를 만들었고 경험했지만, 최초는 영원하지 않았다”며 “우리에게 부족한 건 새로운 판을 짜기 위한 관점의 변화였다. 이제는 광고와 커머스, 커머스와 콘텐츠 등 전 영역 간에서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최초보다는 최고를 꿈꾸며 매순간 도전하는 KT 알파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네이버, 쿠팡, 신세계 등이 합종연횡을 펼치며 큰 판을 짜고 있는 디지털 커머스 생태계 속에 후발주자로 뛰어드는 것에 대한 업계의 우려를 인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비록 혁신적이거나 새로운 시도는 없을 수 있더라도,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역량을 결집해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핵심 플레이어가 돼보겠다는 게 정 대표의 의지다.

KT그룹 내 커머스 시너지 극대화 최우선

합병법인의 출범을 알리는 자리인 만큼 ‘시너지’를 강조하는 사업 전략이 크게 도드라졌다. 그룹 내 여러 사업부문 중에서도 정 대표가 대표직을 겸임하고 있는 나스미디어와의 광고-플랫폼 시너지를 가장 우선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정 대표는 “KT 알파는 국내 최다 유튜브 디지털 광고를 집행한 나스미디어와 검색광고 중심인 플레이디의 광고사업을 통해 축적한 데이터 기반으로 신사업 BM을 구축할 것”이라며 “빅데이터 및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한 커머스와 광고·마케팅 간 결합을 통해 더욱 정교한 고객 맞춤형 상품을 제시하는 D2C(Direct to Consumer·소비자 직접 판매) 커머스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룹 브랜드 협업을 토대로 신규 브랜드 개발 및 기획을 통해 독점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나스미디어의 자세교정 전문몰 ‘더바른’과 순면제품 전문몰 ‘코튼백(Cotton 100)’, 플레이디의 데일리 힐링케어 브랜드 ‘편백네’ 등은 이미 K쇼핑에 입점 중인데, 이곳의 유형상품을 KT엠하우스의 기프티쇼로 연계 판매하는 방식도 초기 주요 전략으로 꼽힌다.

또 맞춤형 건강 솔루션인 ‘알파 플러스(Alpha Plus)’와 같이 자체 브랜드(PB) 또는 NPB(공동기획상품, National Private Brand) 개발 및 마케팅을 확대하고, 해외 유명 브랜드 중심으로 독점 라이선스를 확보해 상품 경쟁력을 강화할 전망이다.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 KT’ 생태계 속에서의 시너지도 내세웠다.

정 대표는 “KT는 8대 신성장사업으로 인공지능(AI)·클라우드·미디어·금융·로봇·헬스·커머스·부동산을 추진 중인데 커머스가 중요한 한 축이 될 것”이라며 “최근 새로 출범한 스튜디오지니가 시즌, 지니뮤직, 스토리위즈 등 그룹 내 미디어·콘텐츠를 총괄하듯이 KT 알파는 그룹의 커머스 부문에서 중심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KTH가 자체 보유 중인 콘텐츠만 1만7000여편인데, 이를 토대로 지니와 협력 방안을 찾고 있다”면서 “그룹 전체적으로도 멤버십과 결제 부분을 통합 플랫폼 형태로 분명히 가져가야 하고, 또 그렇게 움직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TV기반에서 모바일·B2B로 영역 확대

기존 KTH가 가진 T커머스 역량을 바탕으로 한 커머스 전략으로는 당연하면서도 잘해야 하는, TV 기반에서 ‘모바일’과 ‘B2B’로의 영역 확대를 강조했다.

이를 위해 KT 알파는 라이브 커머스 최초로 모바일과 TV앱 동시 라이브 방송을 지난 10일 출시했다. 홈쇼핑 화면의 배너를 클릭하면 라이브 방송으로 연결되는 방식이다. TV앱 라이브에서 바로 주문을 할 수 있어 결제 편의성을 높였으며, 모바일 채팅창을 TV에서도 동일하게 구현했다. 라이브 방송은 유튜브와 네이버 쇼핑라이브, 카카오TV에서도 동시 서비스해 채널 선택권을 넓혔다.

B2B 사업으로는 온라인 쇼핑몰 전반에 대한 구축 및 운영 노하우를 필요로 하는 중소기업,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커머스 솔루션 플랫폼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KTH의 홈쇼핑 제작, KT엠하우스의 API 중개 B2B 비대면 영업, 나스미디어의 광고 마케팅 역량 등을 결합해 솔루션을 제공할 방침이다.

그룹 내 시너지만으로 부족한 부분은 적극적인 인수합병(M&A)로 채우겠다는 목표다.

정 대표는 “최근 커머스 시장은 그야말로 무한경쟁이다. 네이버나 쿠팡, 신세계 등처럼 규모 있는 지분투자나 제휴는 어려울 수 있겠으나, 함께 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고 있다”면서 “이러한 모든 전략을 바탕으로 2025년 취급고 5조원 이상, 가용자산 1300억원 보유, 2025년 기업가치 2조원이라는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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