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일 서울시 공공병원인 서울의료원에서 근무하던 중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고 서지윤 간호사의 유가족과 노조가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서울시에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서씨가 직장 내 괴롭힘, 일명 ‘태움’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서씨는 유서에 ‘병원 사람들 조문은 받지 말아 달라’고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는 17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가 책임지고 이 사건의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유가족과 노조,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요구했다.
서씨의 어머니 역시 “행정부서로 간 뒤 딸이 ‘엄마, 나 이제는 태움이 뭔지 알 것 같아’라고 말했다”며 “누구보다 밝고 행복하게 일했던 아이를 그렇게 만든 것이 누구인지 확실하게 진상조사를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서씨와 함께 일했던 동료는 서울의료원의 조직문화가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경희 새서울의료원분회 분회장은 “서울의료원은 직원이 불필요한 고가 장비 구매를 지적하면 퇴직한 간호사를 시켜 서울시에 악의적 민원을 넣게 하는 곳”이라며 “괴롭힘으로 서 간호사가 숨졌다는 사실도 제대로 알리지 않아 동료가 노조의 추모 대자보를 통해서 소식을 접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간호사들이 처한 극심한 노동강도와 서울의료원의 권위적 조직 문화 등으로 볼 때 이번 사건은 결코 개인적인 사건이 아니다”라며 “서울시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반복되는 죽음의 구조적 원인을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