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보인다]재테크 첫걸음은 통장 쪼개기

  • 등록 2017-02-07 오전 11:23:48

    수정 2017-02-07 오전 11:23:48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작년 초 한 중소기업에 취직한 김 모씨. 당시 첫 월급으로 250만원을 받았는데 친구들에게 한턱 쏘고 부모님 선물 사고 그동안 사고 싶었던 스마트기기, 옷 등을 구매하고 나니 통장에 달랑 30만원 가량 남았다. 주변에서는 그나마 마이너스가 아닌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라 하지만 앞으로 결혼과 집마련 등을 생각하면 까마득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재테크 카페에 가입하고 재테크 책을 뒤져가며 고민한 끝에 목적별 통장을 만들고 월급이 들어오자마자 바로 자동이체되도록 설정해놨다. 매달 자동이체가 끝나고 나면 월급통장에는 푼돈만 남지만 다른 통장에 쌓여가는 돈을 보면 뿌듯하다. 다행히 부모님과 함께 살아 주거비가 따로 들어가지 않는 김 씨는 매달 교통비, 통신비, 용돈을 제외하고는 모두 저축해 ‘소득의 50% 이상을 먼저 저축하라‘라는 조언을 지킬 수 있게 됐다.

갈수록 금수저론이 강해지면서 도통 재테크 의욕이 생기지 않지만 ‘티끌모아 태산’은 여전히 재태크의 기본이다. 무작정 통장을 만들 것이 아니라 목적을 명확하게 세우고 이에 맞게 통장을 쪼개는 것이 좋다.

통장쪼개기는 크게 월급통장, 소비통장, 투자통장, 비상금통장으로 할 수 있다. 소비나 투자통장은 생애주기별로 구체적인 목표를 부여해 다시 쪼개면 관리하기가 수월하다.

사회 초년병 김씨의 경우 우선 소비통장으로는 용돈통장을, 투자통장으로는 결혼자금통장과 주택자금통장을 만들 수 있다. 월급통장을 비롯해 용돈통장은 수시입출금이 가능하면서도 하루를 맡겨도 금리를 더 얹어주는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로 하는 것이 유리하다.

결혼자금은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는 은행이나 시중은행에 비해 고금리인 저축은행의 적금 통장으로 눈을 돌려보는 게 좋다. 주택자금통장은 주택청약종합저축 통장에 넣어야 분양 우선권을 얻을 수 있다.

결혼하고 출산하는 시기에 들어서면 소비통장은 생활비통장과 여행비통장, 경조사비통장 등으로, 투자통장은 주택자금통장과 자녀교육비통장, 노후대비 통장 등으로 쪼갤 수 있다. 자녀 교육비통장은 초중고 사교육비보다 목돈 들어가는 대학 등록금용으로 만든다면 주식형 펀드에 가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주식시황에 따라 손실이 날 수 있지만 대략 10년 이상 장기간 적립식 펀드로 매달 일정 금액을 불입하면 매수 단가를 낮추는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일반 예적금 금리보다 수익률이 높은 게 보통이다.

물론 30대부터는 노후대비 통장이 필수다. 노후대비는 일찍 시작할 수록 좋다. 연금저축이나 연금저축보험이나 연금저축펀드, 개인형퇴직연금(IRP) 등 노후대비 상품은 세제혜택이나 소득공제가 가능한 반면 일정 기간 이상 납입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비상금통장은 늘 갖고 있어야 한다. 비상금은 아내 몰래 남편들이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살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일에 목돈 들어갈 일이 생긴다. 이럴 때를 대비해 상여금을 타거나 여유자금이 생기면 비상금 통장으로 바로 이체해놓는 것이 좋다.

통장쪼개기를 해 놓고도 돈을 넣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월급통장에 월급이 들어오기가 무섭게 각각의 목적별 통장으로 빠져나가게 자동이체해놓는 것이 중요하다. 통장 잔고 내에서 소비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 역시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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