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구진, 세포막 암단백질 작동 원리, 기존 학설 뒤집었다"

암과 같은 난치성 질환의 진단과 맞춤형 치료 기대
  • 등록 2016-03-31 오후 12:00:00

    수정 2016-03-31 오후 12:00:00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미래창조과학부는 암 치료에 중요한 세포막 수용체의 새로운 분자 변형과 작동 메커니즘이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분석기술을 통해 분자 단위 수준에서 새롭게 발견됐다고 31일 밝혔다.

세포 표면에는 호르몬을 포함한 여러 가지 외부 인자와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단백질이 존재한다. 세포막수용체란 이 중에서도 그런 특이적 결합을 매체로 세포 내에서 반응을 일으키는 능력이 있는 단백질이다.

류성호 교수 연구팀(포항공대)은 미래창조과학부 기초연구사업(개인연구) 지원으로 연구를 수행했으며, 이 연구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24일자에 게재됐다.

생명체를 유지하는 핵심 작동원리는 생명체를 구성하는 세포들 간의 신호전달을 기반으로 이뤄지는데 암, 당뇨와 같은 난치성 질환도 관련 신호전달 체계의 이상으로 설명되고 있다. 이때 세포들 간의 신호전달 중심 결정기구를 ‘세포막 수용체’라 하고 이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질병의 진단과 치료 전략 수립의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세포 내 신호전달 메커니즘 중에 가장 빠르고 대표적인 작동 메커니즘은 분자 변형이다. 이러한 분자 변형은 같은 단백질 내에서도 다중 복합적으로 발생함으로써 다양한 기능을 제어할 수 있지만 현재까지 이러한 다중 복합적 분자 변형을 정확히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은 전무하다.

기존의 다중 복합적 분자 변형 연구의 분석상 오류를 피하기 위해서는 단일 분자 수준에서의 연구가 필요하다.

이에 연구진은 단백질 분자의 특이적인 결합을 활용한 단분자영상기술인 심블럿(Single-Molecule Blotting, SiMBlot) 기술을 최초로 자체 개발해 단일 분자 수준의 분석이 가능하게 됐다.

심블럿 기술을 활용해 암 치료 표적 세포막 수용체인 EGFR에 적용한 결과, 다중 복합적 변형이 아닌 여러 종류의 단일 분자 변형으로 일어나는 것을 최초로 밝혔다. 이는 20년 넘도록 EGFR이 외부 자극에 의해 다중 복합 분자 변형이 일어나 세포내 작용을 조절할 것이라고 믿어 왔던 사실과 상반된 결과다.

연구진이 자체 개발한 심블럿 기술을 통해 세포막 수용체의 다중 복합적 분자 변형에 대해 처음으로 단분자 수준에서 정확하고 정밀한 분석이 가능하게 됐다.

또한 단일 분자 변형의 EGFR들이 모인 집합체에 의한 분자적 신호전달 메커니즘을 처음으로 제시함으로써 유방암, 대장암 등의 EGFR 변이에 의한 암들에 관해 EGFR 집합체의 분자상태와 작동원리에 기반해 새로운 진단 및 치료 기술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류성호 교수는“이번 연구는 연구진이 자체 개발한 분석기술로 기존 분석 방법의 오류를 극복했고, 이를 통해 오랫동안 인식돼 온 기존의 학설과 상반된 연구결과, 즉 세포막 수용체(EGFR)는 다중 복합적 변형이 아닌 단일 분자 변형으로 일어난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힌 것”이라며 “향후 암과 같은 난치성 질환의 진단과 맞춤형 치료에 적용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심블럿(SiMBlot)의 개괄도. (상) 세포막 비투과성 비오틴(Biotin) 표지 화합물(Sulfo-NHS-Biotin)을 이용해 세포막 수용체만 특이적으로 비오틴(Biotin)을 표지한다. 표지된 세포에 상피성장인자와 같은 외부 자극을 부여한 후 세포를 분쇄해 세포 현탁액을 만든다. (중) 세포 현탁액을 적절히 희석해 뉴트라비딘(NeutrAvidin)으로 표면 처리된 유리에 비오틴(Biotin) 표지된 세포막 수용체만을 고정시킨다. (하) 고정된 세포막 수용체의 각 분자 변형 지점에 특이적인 항체를 이용해 형광 표지를 하고, 단분자 영상 기술(Single-Molecule Imaging)을 이용해 각각의 수용체의 분자 변형 상태를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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