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코스피는 마침내 기나긴 박스권을 돌파할 수 있을까.
코스피가 단숨에 연고점을 돌파하는 것은 물론 박스권 상단인 2090선에 바짝 다가서면서 박스권 탈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동성 장세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는 실적 시즌까지 도래하면서 코스피가 마침내 장기 박스권 돌파에 성공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외국인 하루에만 3000억 가량 매수…“매수세 이어질 것”
1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8.89포인트(1.4%) 오른 2087.76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지난해 8월4일(2080.42) 이후 첫 2080선 돌파다. 장중에는 2089.09까지 오르면서 2090선 돌파를 눈 앞에 두기도 했다.
이날 지수 상승의 가장 큰 공신은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은 이날 하루에만 무려 2820억원의 물량을 쓸어담으면서 코스피 상승을 이끌었다.
오승훈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그동안 코스피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던 홍콩 증시가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긍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외국인이 아시아권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진 한국 증시로는 통화완화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들어오는 외국계 자금이 늘어날 것이라는 의견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유동성 확대에도 불구, 지난 8일 기준 신흥국펀드 자금은 5주 연속 유출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다만 유출 규모는 축소되고 있으며 이머징 아시아의 경우 완화적 통화정책 및 재정정책에 따른 자금 유입 전환 기대감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실적 전망 상향까지…이번엔 다르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수급과 분위기, 실적 3박자가 잘 맞물리며 증시가 상승가도를 타고 있다”며 “미국의 경우, 1분기 알코아가 실망스러운 실적을 기록했지만 삼성전자(005930)는 포문을 잘 열어주며 기대감을 높였다”고 강조했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금처럼 외국인의 매수강도가 유지된다면 시장이 더 강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면서 “작년과 달리 기업실적전망도 하향조정되지 않고 강하게 버티고 있어 어닝시즌 실망감이 반복되지 않을 수 있다”고 낙관했다.
다만 이번 상승 랠리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여부는 월말부터 나오는 미국 지표에 달려있다는 의견도 있다.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4월말에서 5월초에 발표되는 미국 지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ISM 제조업지수가 부진하면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멀어지면서 유동성 랠리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