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PC업체 HP가 알코아,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과 함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에서 퇴출되는 굴욕을 당했다. 다우지수는 나스닥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함께 미국 뉴욕증시(NYSE) 3대 지수다.
이들이 빠진 자리에는 나이키, 골드만삭스, 비자(VISA)카드가 편입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우지수는 신용도가 뛰어나고 안정된 30개 기업 주식의 시장가격을 평균하는 방식으로 산출되며 이 지수에 포함된 30개 기업은 경제상황에 따라 변경된다. 특정 기업이 더는 해당 산업 분야를 대표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그 기업이 빠지고 대신 새 기업이 들어간다.
이처럼 3개 종목이 한 번에 모두 바뀐 것은 2004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AT&T, 이스트먼코닥, 인터내셔널페이퍼가 다우지수에서 빠지고 AIG, 화이자, 버라이존이 들어갔다.
◇HP, 세계 1위서 다우지수 퇴출 굴욕
그러나 PC가 단순 부품조립산업으로 상당수 생산 기지가 중국 등 아시아로 옮겨졌고 모바일 기기 등장으로 시장 위축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게다가 멕 휘트먼 CEO 취임 이후 HP의 자구 노력도 아직 가시적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휘트먼 CEO는 당초 올해로 마이너스 성장이 끝나고 내년부터 매출이 반등하리라고 기대했으나 최근에 이런 기대를 접어야만 했다.
반면 퇴출된 알루미늄 제련업체 알코아는 미국 제조업이 전성기를 구가하던 1959년 편입됐다. HP도 대표적 제조업주다.
◇부진한 주가도 주요인
CNBC는 HP, BoA, 알코아가 낮은 주가로 퇴출의 길을 걷게 됐다고 분석했다.
알코아의 주가는 전날 8.08달러로 마감해 지난 2007년(40달러)에 비해 폭락했으며 HP의 주가는 22.36달러로 2010년( 50달러)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와 함께 BoA의 주가는 14달러로 이들 3개 업체의 주가는 다우지수 종목 평균( 65달러)을 크게 밑돈다.
데이비드 블리처 S&P다우존스지수 위원회 회장은 “주가가 높은 종목 편입으로 다우존스가 보다 시장 상황을 명확히 반영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