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마뉘엘 마크롱(왼쪽) 프랑스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진=AFP) |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카를로스 곤 전 르노-닛산 회장의 수감 생활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닛산 회장 자리에 신임 르노 회장을 겸직시키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 카이로를 방문한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최근 아베 총리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곤 전 회장의 억류가 너무 길고 힘들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면서 “프랑스 국민에 대한 기본적인 품위 존중과 관련된 사안이어서 우려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그간 곤 전 회장 체포와 관련된 마크롱 대통령의 가장 강경한 발언이었다고 평가했다. 곤 전 회장은 지난해 11월 재산 축소신고 등의 혐의로 일본에서 체포당한 뒤 현재까지 2개월 넘게 구금된 상태다. 지난 15일과 22일 두 차례 “모든 조건을 수용하겠다”며 보석 신청을 했지만 증거 인멸 우려로 모두 기각됐다.
앞서 일본 후지TV도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마크롱 대통령이 아베 총리에게 곤 전 회장이 빨리 풀려나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후지TV는 또 마크롱 대통령이 장 도미니크 세나르 신임 르노 회장을 곤 전 회장처럼 닛산 회장을 겸하도록 하면 좋을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마르틴 비아르 르노 이사를 비롯한 프랑스 정부 대표단도 이달 중순 일본을 방문해 곤 전 회장 해임으로 공석 상태인 닛산 회장직을 르노가 지명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대표단은 당시 일본 경제산업성 등 정부 관계자들에게 닛산과 르노가 공동으로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양사를 자회사로 두는 방식도 제안했다. 양사가 통합할 경우 지주회사 대주주는 프랑스 정부가 된다.
프랑스 정부는 르노 지분 15.0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또 르노는 닛산 주식 43.4%를 갖고 있으며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닛산도 르노 주식 15%를 소유하고 있는 교차 지분 관계지만 의결권은 없다. 이에 닛산은 르노와 대등한 관계가 아니라며 그간 꾸준히 불만을 제기해 왔으며, 최근 프랑스 대표단의 제안에도 반발하고 있다.
| 카를로스 곤 전 닛산 자동차 회장. (사진=AFP)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