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6일 앙카라 국회의사당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AFP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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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미국의 이란 경제·금융 제재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터키와 미국간의 갈등국면이 완화된 지 약 한 달만에 다시 양국 사이 긴장이 흐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여당 정의개발당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우리는 제국주의자 세상에 살고 싶지 않다”며 “우리는 그러한 제재(이란 2단계 제재)를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겨울이 오는 상황에서 이란산 천연가스 수입없이는 터키민들이 추위에 얼게 놔둘 수 없다고 말했다.
이란은 이날 자정을 기점으로 시작된 이란산 석유, 천연가스 수입 금지국에서 우리나라와 함께 예외국으로 지정됐다. 다만 이는 180일이라는 한시적인 것으로 이후에는 미국의 판단에 따라 예외조치 연장여부가 결정된다. 미국 국방수권법에 따르면 이란산 석유를 수입하는 나라는 6개월마다 직전 6개월 수입량보다 더 많은 양을 감축해야 제재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다. 만약 이를 어길 경우 미국 금융시스템을 이용할 수 없고 미국과의 사업도 금지된다.
앞서 지난달 터키는 장기간 구금했던 미국인 앤드루 브런슨 목사를 석방하면서 미국과의 긴장 관계를 완화했다. 브런슨 목사가 구금돼 있는 동안 미국은 터키를 대상으로 한 경제 제재를 했고 터키 리라화가 급등하는 등 금융 불안이 발생했다.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피살되는 사건이 발생했고, 이 사건을 지렛대 삼아 터키와 미국이 극적으로 합의하고 갈등 국면을 해결했다.
WSJ은 시리아를 둘러싼 전략적 차이부터 러시아 미사일 시스템을 구매하는 것까지 미국과의 충돌할 지점이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라면서 터키가 카슈끄지 피살 사건과 관련해 미국이 자신들을 좀 더 지원해주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오는 11일 프랑스에서 열리는 1차 세계대선 종전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남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