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사이트서 비트코인 받고 2500명분 대마 판매

檢, 상가건물서 직접 대마 재배해 판 20대男 4명 구속기소
당국 추적 피하려 딥웹서 광고·비트코인 결제받아
  • 등록 2017-09-11 오후 12:00:00

    수정 2017-09-11 오후 12:18:17

서울중앙지검은 비공개 웹사이트에서 가상화폐로 대금을 받아 대마를 판매해온 혐의로 김모(25)씨 등 4명을 구속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사진은 김씨 등이 부산의 한 상가건물에서 재배한 대마의 모습. (사진=서울중앙지검)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일반 검색엔진으로 접근할 수 없는 비공개 웹사이트에서 가상화폐로 대금을 받아 마약을 판매해온 20대 남성들이 재판에 남겨졌다. 마약 거래에 빠르게 발전하는 정보통신기술(IT)이 이용되면서 갈수록 추적이 어렵게 음성화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박재억)는 2016년 6월부터 올해 8월까지 직접 재배한 대마 약 1.25㎏을 이른바 ‘딥웹’(deep web) 사이트에서 약 75회에 걸쳐 총 1억 5000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받고 판매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로 김모(25)씨 등 4명을 구속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통상 대마 1회 흡연량은 0.5g 정도로 이 판매량은 약 2500명이 피울 수 있는 양이다.

검찰은 김씨 등이 판매를 위해 보관한 대마 약 2.7㎏(시가 4억 8000만원 상당)을 압수하고 비트코인에서 환전한 현금(1억 5000만원)은 추징을 요청했다.

검찰조사 결과 서로 고등학교 동창 및 동네친구 사이인 이들은 한 딥웹 사이트에서 대마를 구입해 피우다 직접 재배해 돈을 벌기로 마음 먹었다. 이들은 약 30평 규모인 부산 도심의 한 상가건물 5층에 생육실과 개화실, 건조실 등을 갖추고 대마를 대거 재배했다. 이들의 직업은 회사원이거나 취업 준비생이었다.

김씨 등은 딥웹에서 대마 판매광고를 하고 일반 화폐가 아닌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사용했다. 사법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구매자가 마약 대금으로 비트코인을 입금하면 대마를 숨긴 장소를 알려주는 속칭 ‘던지기’ 식으로 거래를 했다. 대마 판매자와 구매자는 서로를 몰랐고 대면하지도 않았다.

검찰은 이들이 비트코인을 국내 거래소에서 환전하는 과정에서 덜미를 잡았다고 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비트코인 거래는 일반적인 계좌거래와 다르다. 자금세탁이 많이 이뤄져 금전 거래에 비해 추척이 굉장히 어렵다”고 전했다.

대검 마약류범죄백서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딥웹을 통한 마약류 거래는 2015년 기준 약 250만건으로 추산된다. 마약시장에선 딥웹을 통한 거래가 확산하고 있는 추세다.

검찰이 딥웹을 이용한 마약류 판매사범을 적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재억 부장검사는 “딥웹 사이트 운영자 등 공범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감시활동을 강화하겠다”며 “첨단화하는 마약류 불법거래에 대한 추적 기법을 발전시켜 유사 범죄를 지속적으로 단속하겠다”고 말했다.

김씨(25)씨 등이 부산의 한 상가건물에서 재배해 보관 중인 대마초. (사진=서울중앙지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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