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치료 중인데 부부관계 가능한가요?

암 환자 오해 많아...건강한 성생활 오히려 도움
  • 등록 2013-02-13 오후 4:24:04

    수정 2013-02-13 오후 4:24:04

[이데일리 장종원 기자] “암 치료 중 성관계를 맺으면 암이 전염될까 두려워요.” “암 수술로 자궁이 없어 성생활을 할 수 없어요.” “저는 암 환자라서 더는 성적인 만족감을 줄 수 없어요.”

암 환자들이 갖는 성에 대한 오해들이다. 물론 암 치료 과정에서 일부 성 기능 장애가 나타나는 것이 사실이지만 성생활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성에 대한 언급을 꺼리는 문화적 특성과 불안 우울 등 심리적 영향, 암 환자의 성 관련 정보 부족 등이 건강한 성생활을 방해하는 요소다.

전문가들은 부부간의 건강한 성생활은 삶의 질을 향상하는 중요한 요소로써 일상에 활력을 더하고 스트레스를 없애 암 치료과정을 잘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남성 암 환자 성기능 장애 대부분 치료 가능

남성 암 환자들은 치료 과정에서 성 욕구 저하, 발기부전, 사정장애 등 다양한 성 기능 장애를 겪는다. 특히 암 치료는 골반의 신경이나 혈관 손상이나 남성호르몬 불균형을 일으켜 발기부전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전립선암이나 방광암 등의 치료를 위해 전립선과 정낭(정액 주머니)을 제거하면 정액이 더는 나오지 않으며 하부 대장암 수술을 한 일부 환자들은 정액이 밖으로 배출되지 않고 방광으로 역류하는 현상도 발생한다. 심리적으로는 암 진단과 치료, 재발에 대한 두려움 등 다양한 스트레스가 성욕을 감소시키고 발기부전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성 기능 장애가 치유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항암요법 등으로 인한 욕구 감소나 발기부전은 치료가 끝나면 서서히 회복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정낭을 제거해 정액이 배출되지 않거나 방광에서 역류하더라도 오르가슴은 느낄 수 있다.

발기부전이 지속되더라도 ‘해피 드럭’이라 불리는 발기부전 치료제와 음경에 발기를 유도하는 약물을 직접 주사하는 ‘음경해면체내 주사’, 발기를 유지해주는 ‘음경보형물 삽입수술’ 등 다양한 치료법이 있어 얼마든지 치료가 가능하다.

◇여성 암 환자 성관계 중 통증 호소 일반적

여성 암 환자 역시 신체 변화에 따른 우울, 통증뿐 아니라 암 치료로 인한 호르몬 불균형으로 성욕구가 감소한다. 특히 방사선요법, 호르몬요법 때문에 발생하는 질 단축 및 질 분비물 저하로 인한 성관계 중 통증은 여성 암 환자에 나타나는 가장 일반적인 문제이다. 또한 자궁절제술이나 유방절제술을 받은 여성은 여성으로서의 매력이 상실됐다고 느끼고 성적 장애를 겪는 경우가 많다.

암 치료 때문에 질 분비물의 양이 감소했다면 윤활제 사용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사용 가능한 윤활제는 아스트로글라이드, 자이젤리 등으로 바세린이나 오일성분의 윤활제는 진균 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어 피하는 게 좋다.

방사선 요법으로 질 협착이 심하다면 질 확장기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질 협착은 성생활 뿐 아니라 진찰에도 방해될 수 있기 때문에 질 확장기를 꾸준히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폐경 증후군을 겪고 있다면 호르몬 대체요법을 사용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데, 호르몬에 민감한 질병에는 사용이 제한되기 때문에 의료진과 반드시 상의해야 한다. 유방절제술이나 여성 생식기 절제술 등으로 신체 일부가 없다면 다른 성감대를 찾아내는 노력도 중요하다.

◇암 환자 심리적 위축 회복 필요..임신주의

암 환자의 성생활은 무엇보다 심리적 위축이 성 기능 장애를 초래하는 큰 원인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항암치료로 탈모가 예상된다면 가발을 준비하는 등 외모를 가꾸고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으로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자신감을 회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부부와 솔직한 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성생활 변화를 공유하고 예상되는 증상이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성생활은 성교만이 아니라 따뜻한 포옹과 키스, 신체적 접촉과 애무, 정서적 교류 등을 포함한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그러나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수술 회복단계에서의 성교는 수술부위에 압력을 주거나 출혈이 생길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만약 성교 후 출혈이 심해진다면 의료진에게 알리고, 직접적인 성교는 중단해야 한다.

또한 아이를 낳는 문제에는 남녀 모두 신중할 필요가 있다. 남성은 암 치료로 인해 정자 생성이 줄어들거나 운동성이 떨어져 불임이 나타날 수 있다. 만약을 대비해 건강한 정자를 냉동 보관하는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여성은 일부 암 치료의 경우 임신 자체가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암 치료가 끝난 후에 임신과 출산을 원한다면 미리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해 임신과 그 시기를 결정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암 치료 기간에는 가급적 피임할 것을 권장한다. (도움말 서울아산병원 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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