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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문제는 앞으로다. 이미 제재 기간동안 이뤄진 운수권 배분 등에서 원천 제외되며 사업확장 기회를 놓쳤기 때문이다. 제재 해소시기조차 가늠할 수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진에어가 최근 발표한 1분기 영업이익은 50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1%줄었다. 매출은 2901억원으로 3.6% 증가했으며 당기순이익은 318억원으로 21.1% 쪼그라들었다.
같은기간 경쟁사들은 말 그대로 ‘날았다’. 제주항공(089590)이 영업이익 570억원, 매출 3929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보다 20% 넘게 신장했다. 티웨이항공은 영업이익은 하락했으나 매출 2411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8% 증가하는 등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매출액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하며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로 꼽힌다. 관련해 진에어는 “LCC업계 중 유일하게 대형기(보잉777)를 보유하고 있어 여객수요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악을 면했지만 진에어의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 지 모르겠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그동안 사업을 지속해 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1분기는 넘겼을 지 몰라도 치열한 LCC업계에 살아남기 위해선 지금과 같은 방어전략으로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진에어와 작년까지 업계 1위를 다투던 제주항공은 분기마다 두 자릿수 성장세를 지속하며 진에어를 훌쩍 넘어섰다. 제재기간 동안 양 사간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특히 제재 기간동안 중국·싱가포르·몽골 운수권을 모두 놓친 점이 가장 뼈아프다.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는 ‘알짜노선’에 속하지만 진에어는 프레젠테이션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 향후 예정된 인도네시아 운수권 배분에서도 제외될 확률이 높다는 점은 더욱 답답한 상황이다.
국토교통부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작년 8월 진에어가 제출한 개선대책이 이행될 경우 제재를 해제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으나 후속 심의 진행여부는 불투명하다. 당분간 진에어의 ‘보릿고개’가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진에어는 작년 조현민 전 부사장이 외국인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등기이사로 재직해 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제재를 받았다. 항공법에 따르면 국적항공사에는 외국인이 임원으로 등재될 수 없도록 돼 있다. 이에 진에어는 신규 노선 취항, 추가 항공기 도입 등에서 국토교통부의 규제를 받고 있다. 규정 위반은 분명하지만 제재 수위를 두고 찬반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