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vs 퀄컴, 美이어 中서 2차전..1700억원 손배소송

세계 최대 두 '공룡기업'..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서 '격돌'
"승소시 中시장서 거대 영향력 행사"..결과에 판도 바뀔듯
  • 등록 2017-01-26 오후 12:19:35

    수정 2017-01-26 오후 12:19:35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세계 최대 IT업체인 애플과 세계 최대 모바일 칩 제조업체인 퀄컴 간 분쟁이 미국에 이어 중국에서도 계속된다. 세계에서 가장 큰 두 공룡 기업 간 분쟁인데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23일 중국에서 퀄컴을 상대로 두 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하나는 퀄컴이 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남용해 중국의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는 내용이다. 다른 하나는 ‘특허 괴물’로 불리는 퀄컴의 불공정한 라이선스 관행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애플이 제기한 손해배상액은 10억위안(한화 약 1698억원)이다.

이는 지난 20일 미국에서 제기한 소송과 궤를 같이 한다. 애플은 미국에서도 퀄컴이 기술 특허와 지식재산권 로열티 구매를 강요해왔다며 10억달러(약 1조1587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퀄컴은 애플과 삼성전자(005930)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업체에게 뭔 네트워크와 폰을 연결해주는 모뎀칩 등을 공급하고 있다. 퀄컴의 지난 해 전체 매출액 235억달러 가운데 40%가 이들 두 업체를 상대로 한 것이었다.

애플은 정당하고 합리적인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하려고 했지만, 퀄컴이 불공정하고 비합리적인 로열티 비용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퀄컴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애플이 퀄컴의 기술 가치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퀄컴의 돈 로젠버그 법무 담당 부사장은 “애플에 중국 내 100개 업체가 승인한 조건과 비슷한 조건으로 칩을 제공하고 있다”며 “퀄컴의 기술을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밝혔다.

이번 소송 결과에 따라 향후 중국 내 영향력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IT업계는 판도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도앤루너의 지적재산권 담당 변호사인 그렉 도벨은 “어느 한 쪽이 기존 방식대로는 중국에서 사업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오게 되면 승소한 쪽이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퀄컴은 2015년 중국에서 특허권과 관련해 9억7500만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아 기존 관행을 변경한 바 있다. 지난 해 12월엔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조300억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퀄컴은 유사한 혐의로 유럽연합(EU)과 대만에서도 조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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