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한글` 허용..인터넷주소 변화오나

디지털 격차 해소 전기..대중화 여부는 미지수

  • 등록 2009-10-30 오후 5:21:01

    수정 2009-10-30 오후 5:21:01

[이데일리 유환구기자] 인터넷 주소에 알파벳이 아닌 한글, 일본어 등 여러 언어를 사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기존 도메인 체계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일 것으로 보인다.

영어권 중심의 인터넷 운용체계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인터넷 사용의 세계화를 이루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점도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

하지만 실용화 단계까지 1년여의 시간이 필요한 데다 실제로 주소를 바꾸는 도메인이 많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 2005년부터 논란..국가간 디지털 격차 해소 전기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는 30일 서울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한글.한글`, `한자.한자` 등 `다국어 국가최상위도메인 우선 도입 절차 시행 계획 최종안`을 의결했다.

현재는 영문으로 이루어진 도메인이나 `한글.com`형태를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앞으로는 `한글.한글` 형태의 인터넷 주소가 등장할 수 있게 됐다.

다국어 도메인 도입은 지난 2005년부터 한국과 중국, 일본, 아랍권 국가 등의 지지를 얻으며 지속적으로 논의가 진행돼왔다.

특히 2005년 중국 정부가 독자적으로 `.中國, .恭喜, .網絡` 등 한자로 된 최상위 도메인 체계를 발표하면서 비영어권 국가들의 다국어 최상위 도메인 도입 요구가 더욱 거세졌다.

이번 결정은 영어권 중심의 인터넷 운용체계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인터넷 사용의 세계화를 이루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의미가 있다.

알파벳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비영어권 국가 국민들이 인터넷을 쉽고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 국가간 디지털 정보격차 해소에 기여할 수 있게 됐다.

◇ 빨라야 내년 하반기 시행..대중화 여부 `불투명`

하지만 구체적인 시행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ICANN은 다음달 16일부터 각 국가로부터 다국어 국가최상위도메인 생성에 대한 신청 접수를 받게 된다. ICANN 측에서는 이르면 내년 중반 이후 서비스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홍보 기간 까지 더하면 하반기 이후에나 실용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국어 국가코드최상위도메인으로 사용될 수 있는 문자열은 해당 국가명으로 제한된다. 국내는 닷한국(.한국) 또는 닷대한민국(.대한민국) 중에 하나를 선택해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앞으로 인터넷주소 관련 학계, 업계, 연구기관 등 전문가 자문 및 일반 인터넷 이용자 대상 공청회 등 의견수렴을 거치고 도입에 따른 장, 단점을 분석하는 등 신중한 검토를 통해 수립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인터넷 주소가 많이 바뀌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현재도 한글 이름을 사용할 수 있지만 번거로움과 세계화 시대에 걸맞지 않다는 이유로 외면받고 있기 때문.

검색창에 도메인주소를 치기보다 검색엔진을 이용해 사이트를 찾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어 인터넷 주소 자체의 의미가 약해지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에서는 일반신규최상위 도메인 개방 여부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는 `com` 과 `net` 등으로 획일화된 최상위 도메인이 대폭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ICANN은 이번 이사회에서 일반신규최상위 도메인 개방 승인을 내년 3월 개최될 케냐 나이로비 정례 회의로 잠정 연기했다.

현재 사용 가능한 최상위 도메인은 21개로 제한돼 있다.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등록율을 보이고 있는 .com, .net의 경우 이미 사전 상에 오른 단어나 두 단어 이상의 조합까지도 대부분 등록이 마쳐진 상태여서 새 도메인 공간 창출에 대한 요구가 확대되고 있다.
 
만약 일반신규최상위 도메인 개방이 승인되면 `.film, .love, .food, .news` 등의 일반명사나 `.samsung, .lg, .sk` 등 기업 브랜드를 신규 최상위 도메인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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