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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CP 금리 상승세는 고금리 장기화가 이어지면서 기업들의 자금조달 선호 구간이 단기로 몰렸기 때문이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금리 장기화가 이어지면서 기업들이 기존 회사채로 자금을 조달하면 고금리에 그 기간만큼 노출되는 부담이 있다”며 “CP발행은 늘어나는데 투자 수요는 그만큼 높지 않아서 금리가 계속 오르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작년말 단기자금 유동성 부족 사태를 일으켰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도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한 운용사의 머니마켓펀드(MMF) 운용역은 “PF 관련한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라면서 “증권사들이 자금을 CP로 조달하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한 증권사 자금운용역 역시 “PF 만기 연장의 확약을 시행하려면 자금이 필요하다”면서 “증권사 입장에서 확약을 시행해서 떠안으려면 자금이 필요하긴 하지만 보통 이 맘 때 수준의 물량이 나오고 있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증권사 외에도 공기업의 CP 발행 역시 이어지면서 수급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달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CP·단기사채 순발행량 규모는 1조9527억원으로 약 2조원에 가까이 발행됐다. 이는 올해 1월 6조9000억원 순발행 이후 최대 규모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한전이나 가스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 발행이 많은 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CP금리 상승세가 올 연말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보통 단기자금시장이 연말에 경색되는 만큼 내년 초에는 조금 시장의 꼬임이 풀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CP 금리 급등세가 작년 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는 게 한국은행의 평가다. 한은 관계자는 “9월에 CP금리가 통화안정증권 등에 비해 덜 오른 탓에 예년보다 더 큰 폭으로 오르는 게 사실이나 매년 연말을 앞두고 CP금리가 오르는 경향을 보여왔다”며 “11월 중순 이후에는 만기가 내년을 넘어가는 물량에 대해서도 수요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그때부터는 CP금리 상승세가 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