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과 이강 중국 인민은행장이 4년 만에 마주앉았다.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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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이날 이 행장이 지난 11일 미국 워싱턴DC에서 파월 의장과 회담을 가졌다고 밝혔다. 두 사람이 구체적으로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에 대해선 공개되지 않았다. 인민은행은 양국의 경제·금융 상황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고만 설명했다.
이번 만남은 이 행장이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하면서 성사됐다. 미국과 중국의 중앙은행 수장이 공개적으로 대화한 건 2020년 3월 코로나19 대응 방안을 전화로 논의한 이후 3년여 만이다. 대면 만남은 2019년 IMF·세계은행총회 이후 약 4년여 만에 처음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무역분쟁을 포함한 미·중 갈등 등으로 왕래가 제한된 영향이 컸다.
파월 의장과 이 행장의 만남은 연준과 인민은행이 엇갈린 통화정책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인민은행은 상대적으로 완화적인 통화 정책을 유지하는 반면,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강도 높은 긴축정책을 이어 왔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중국이 보유한 미 국채 가격(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작용)이 하락해 중국에서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한편 최근 미 경제부처 고위인사들이 잇따라 중국 방문을 시사하면서 경제부문에서 대화 물꼬가 트일 것이란 기대가 솔솔 나오고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번 주 중국 초청으로 재닛 옐런 재무장관과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의 방중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옐런 장관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구체적인 일정을 밝히진 않았지만 “적절한 시점에 (중국을)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옐런 장관의 방중은 올 초에도 추진됐으나 정찰풍선 문제로 미·중 관계가 악화하면서 무기한 연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