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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 코치대학의 셀바 데미랄프 교수는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지진에 따른 생산 및 공급망 차질로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경제적 악영향은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터키 당국에 따르면 이미 5600채가 넘는 건물이 붕괴했고 공항, 철도, 고속도로 등도 심각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아라비아 킹 압둘라 과학기술대학의 폴 마틴 마이 지구과학·엔지니어링부 교수도 채널뉴스아시아(CNA) 인터뷰에서 “지진이 넓은 지역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인구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막대할 것”이라며 “반경 300km 도시와 마을이 파괴되고 가스, 전기, 수도관과 같은 생활 기반 시설이 모두 멈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지진에 따른 대규모 피해가 발생, 경제난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지진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튀르키예 국내총생산(GDP)의 2%에 달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1999년 8월 17일 규모 7.4의 강진이 발생했을 때에도 성장률이 2.5% 가량 하락했다. 올해 튀르키예의 GDP 성장률 전망치는 정부 추산 5%, 로이터의 전문가 설문조사에선 3% 전후로 예측됐다.
금융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이날 이스탄불 증권거래소에서 보르사 이스탄불(BIST)100 지수는 전날보다 1.35% 하락한 4930.18로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 약 5%까지 낙폭을 키우기도 했다. 리라화는 사상 최저인 달러당 18.85까지 떨어졌다. 리라화 가치는 지난 10년 동안 달러화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폭락한 상태다.
이번 지진은 오는 5월 14일 튀르키예 대선 및 총선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파악된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현 대통령은 재집권을 노리고 있지만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야당 후보보다 지지율이 낮은 상황이다. 지진에 따른 경제난까지 가중되면 반(反)에르도안 여론이 더욱 확산할 전망이다.
유라시아그룹의 엠레 페커 유럽 이사는 “아직 그러한 징후는 없지만 황폐화가 너무 크다고 판명되면 선거가 연기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여론이 악화하면 에르도안 대통령이 지진 수습 등을 이유로 선거를 연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