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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강북구 선거사무소에서 만난 정양석 미래통합당 후보(강북갑)는 서울 한강 이북에서 김선동(도봉을)·지상욱(중·성동을) 등 셋뿐인 현역의원이다. 그는 지난 18대 때는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 심판 바람’으로, 20대 때는 옛 국민의당과 3파전으로 힘겨운 ‘어부지리’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이번 선거만큼은 쉽지 않은 싸움임을 담담히 인정했다.
정 후보는 우선 이번 총선의 의미로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기조를 바로잡기 위해 반드시 우리당이 이겨야 하는 선거”라며 “국민들이 그렇게 평가해주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서울 판세는 열세라는 시각이다.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하기 전만 해도 우리가 느끼는 체감민심은 정권 견제가 뜨거웠다”면서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견제 심리가 묻혀가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정 후보는 자유한국당과 통합당을 거치며 보수가 중도 표심을 잡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우선 “엉터리 선거법이 통과돼 위성정당을 만들 수밖에 없었고, 투표용지는 40㎝가 넘었다”며 “처절하게 몸으로 저항하며 ‘우리의 주장이 옳았다’는 게 증명됐다”고 언급했다.
그는 당내에서 협상파가 설 자리가 없었다고도 회고했다. 정 후보는 “수도권 의원이 적다 보니 당론을 결집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온건한) 목소리가 반영되지 못했다”고도 덧붙였다.
지역 맞상대는 지난 총선에서 맞붙었던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박원순 서울시장 비서실장을 역임한 인사다. 정 후보는 “여당 후보, 특히 박 시장 측근이기 때문에 선거가 어려운 건 사실이다”고 인정했다.
정 후보는 총선 이후 당의 모습도 고민했다. 그는 “지금 느끼는 위기 상황 속에서 총선이 끝나면 당은 엄청난 위기에 처할 것”이라며 “정권 독주를 민심으로 바꾸지 못하면 우리는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