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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차예지 기자]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처음으로 양적완화 축소(시중에 풀린 돈을 거둬들이는 것) 가능성을 시사하자 유로화 가치가 급등하고 채권금리가 상승하는 등 시장이 요동쳤다.
드라기 총재는 27일(현지시간)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ECB회의에서 ”디플레이션 위협이 사라졌다”며 “경제 회복세에 맞춰 정책 수단의 매개변수를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하며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또 “경제가 지속적으로 회복되고 있지만 완화적 통화정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양적완화를 축소하더라도 신중하게 속도를 조절할 뜻을 비쳤다.
영국도 브렉시트 협상 등과 관련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마크 카니 영란은행 총재는 ECB 회의에서 “수 개월 안에 금리인상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로(0)에 가까운 금리가 적절하다는 신호를 보낸지 1주일 만에 정반대 입장이다. 카니 총재의 돌발 발언에 파운드는 1.2% 급등해 1.2972달러까지 뛰었고 정책에 민감한 영국 국채 2년물 수익률도 급등했다.
일각에서는 주요국 긴축 정책이 금융시장에 큰 충격파를 던질까봐 우려하고 있다. 2013년 연준이 양적완화 규모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테이퍼링을 시사했을 때 이른바 ‘테이퍼 탠트럼’(긴축 발작)이 일어난 바 있기 때문이다.
도이체방크의 외환 스트래티지스트인 앨런 러스킨은 “시장이 여러 중앙은행들이 적절하게 그리고 뒤늦게 응급 정책합의를 재평가하려는 것에 대해 매우 민감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