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가계대출이 다시 급증하고 있다. 5월 은행권 가계대출은 한창 고공행진을 했던 지난 1~2년 전 수준까지 증가했다.
최근 특정 지역 중심의 집값 상승과 맞물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나 국내 시중금리가 상승 국면에 들어갈 수 있는 만큼 관리 필요성이 더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올해 5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5월)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6조3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1월(8조8000억원)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 3~4월 월별 증가액은 각각 2조9000억원, 4조7000억원 수준이었다. 지난해 11월 이후 6개월째 매달 가계대출 증가 폭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주담대)도 꾸준한 증가세다. 지난달 주담대 증가액은 3조8000억원. 전월(3조3000억원) 대비 그 폭이 5000억원 더 커졌다.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 폭은 부동산가격이 급등했던 예년과도 큰 차이가 없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5월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6조7000억원. 불과 4000억원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금융당국이 최근 가계대출 규제에 나서고 있는 게 무색한 수준이다.
한은 관계자는 “집단대출이 꾸준히 취급되는 가운데 주택거래와 관련된 자금 수요도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만호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가장 큰 규모다.
부동산114가 새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달 5월 12일부터 이번달 9일까지 서울의 아파트값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강동구가 한달새 5.21% 올라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기타대출이 증가한 것도 주목된다. 기타대출은 일반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대출, 상업용부동산(상가·오피스텔 등) 담보대출, 예·적금 담보대출, 주식 담보대출 등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달 기타대출 증가액은 2조5000억원 수준이었다. 지난해 5월(2조원)은 물론 2015년 5월(1조원)보다도 큰 규모다.
지난달 연휴가 많았던 데다 가정의 달을 맞아 소비 수요가 있었다는 게 한은 측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