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카드 쓰지도 않았는데..3년간 150억 연회비로 증발

소비자 "횡포" vs 카드사 "이유있다"
  • 등록 2007-02-27 오후 6:34:00

    수정 2007-02-27 오후 7:40:55

[이데일리 백종훈기자] 신용카드사들이 지난 2004년이후 3년간 총 150억원의 휴면카드 연회비를 징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입장에선 카드를 쓰지도 않았는데도 연평균 50억원가량 카드사 배만 불려준 셈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양수 한나라당 의원(47)은 금융감독원이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이 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27일 "롯데카드가 가장 많은 43억원의 휴면카드 연회비를 징수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36억원의 LG카드와 30억원의 신한카드, 29억원의 삼성카드 등이 그 뒤를 따랐다"고 말했다.(표 참고)

그는 "연회비는 회원자격을 얻어 실제로 사용하기 위해 지불하는 것"이라며 "휴면카드에까지 연회비를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여기서 `휴면카드`란 각 분기말 기준으로 과거 1년이상 이용실적이 없는 고객의 보유카드를 말한다. 금감원에 따르면 휴면카드 보유자수는 지난 2004년 102만명, 2005년 111만명, 지난해 6월 현재 149만명으로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김양수 의원은 휴면카드에 대해 연회비를 징수하지 못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여신전문금융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현재 상임위 소위에 개정법안을 상정시켰다"며 "조만간 법사위에 법안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업계는 이 같은 입법안에 대해 반대의 뜻을 밝혔다.

전업계 카드사 협의체인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회원 유치와 신규 카드발급으로 상당액의 비용이 발생한다"며 "비용이 들지 않는데도 연회비를 꼬박꼬박 받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소비자가 `연회비를 돌려달라`고 항의하면 반환해주고 있는 업계 관행에 대해서도 소비자와 업계는 다른 입장을 보였다.

서울 태평로의 박모(31)씨는 "휴면카드를 소비자가 찾아 연락해야 연회비를 돌려준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라며 "쓰지도 않는 카드에 자동이체 등으로 부과되는 연회비를 소비자가 왜 찾아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여신협회 관계자는 "고객이 해지 의사만 표명하면 돌려주고 있기 때문에 굳이 법제화할 필요는 없다"며 "무분별한 카드남발을 견제하기 위해 감독당국으로부터 지도를 받아 발급시점부터 연회비를 받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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