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이진우기자]
엔씨소프트(036570)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에 힘입어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7일에도 4.06% 오른 7만1800원에 마감했다. 종가기준으로는 지난해 12월4일 이후 최고가다.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지난해 12월29일부터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26일 6만2500원이던 주가가 일주일만에 15%나 올랐다. 지난해 9월 기록한 전고점인 7만4500원도 눈앞이다.
최근 엔씨소프트 주가상승의 가장 큰 원동력은 외국인들의 매수세다. 외국인들은 지난 12월 29일부터 매일 순매수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매수강도를 더욱 높여 6일에는 발행주식의 1%인 17만7000여주를 사들였고 7일도 메릴린치증권 창구 등을 중심으로 18만주(128억원)나 쓸어담았다. 지난해 8월 19%대까지 급감했던 외국인 지분율도 33%대로 높아졌다.
이같은 외국인들의 매수 배경에 대해 증권가는 "리니지2"의 해외 진출과 이에 따른 실적 모멘텀 가시화를 꼽고있다. 그동안의 주가가 국내에서 인기를 모은 것에 대한 평가라면 해외에서의 성공 가능성이 주가를 다시 한번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엔씨소프트는 현재 일본과 대만에서 일부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중이며 1월과 2월 각각 리니지2의 오픈 베타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르면 상반기내에 미국과 중국에서도 리니지1과 리니지2의 베타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또 미국시장을 겨냥한 새로운 게임인 시티오브히어로와 길드워도 올해 안에 선보이게 된다. 올해의 달력이 모두 "해외 진출"과 관련된 스케줄로 가득 차있다.
전문가들도 "해외 모멘텀"에 의한 주가 상승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세종증권 채준식 연구원은 "리니지2가 국내에서 주춤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일단 대만, 일본에서 리니지2가 얼마나 선전하느냐가 단기적인 관전포인트"라고 지적하고 "해외사업이 올해 엔씨소프트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실적 면에서도 지난해 4분기부터 리니지2가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하고 올해는 지난해보다 실적이 대폭 호전된 926억원 가량의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며 목표주가로 7만8000원을 제시했다.
LG증권 이왕상 연구원은 "해외에서도 초고속 인터넷인프라가 확산되면서 화려한 그래픽을 구현한 온라인게임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며 "최근 외국인들의 매수행진은 온라인 게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2001년 엔씨소프트가 개리엇 형제를 개발자로 영입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눈길을 끈 이후 또 하나의 모멘텀을 발견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LG증권은 엔씨소프트의 목표주가 8만3000원을 제시했다. 올해 순이익은 857억원으로 주당 순이익 4163원, PER은 20배를 적용한 수치다. 동부증권은 9만원, JP모건증권은 10만원을 목표가로 제시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대만과 일본에서 진행중인 베타테스트 결과 이용자들의 반응이 매우 좋다"며 "이같은 분위기가 외국인들의 관심을 불러오는 것 같다"고 전했다.
리니지2로 인한 매출이 처음으로 반영되는 분기인 지난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상승의 배경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7일 "지난해 3분기 기업설명회에서 4분기 리니지2의 매출을 180억원으로 예상했었는데 목표치를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며 4분기 실적이 만족할만한 수준임을 시사했다.
리지니2로 인해 리니지1의 이용자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줄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최근 리니지1의 동시접속자수가 다시 증가추세로 접어들었다"며 "리니지1으로 인해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염려는 하지 않아도 좋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2월 초에 지난해 실적을 발표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오는 9일 새해 시무식에서 앞으로의 비전과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며 "단순히 게임의 숫자를 늘리는 선에서 그치지 않는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증권 이왕상 연구원은 "앞으로 해외시장에서 리니지2가 어떤 반응을 일으키느냐, 국내 이용자들의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느냐가 중요한 변수"라며 "해외 이용자의 반응이 미진하거나 게임문화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각이 부정적으로 악화될 경우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