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입법이 있다니”…검수완박법에 착잡한 심정 토로한 檢

대검, 검수완박법 법사위 통과에 반발 기자회견
檢 “기본법, 조문하나 바꾸려면 10년 걸리는데...”
“법안 통과직전에 내용 바뀌는 등 기형적 측면”
법조계 “어처구니 없는 엉터리…박병석 무지 드러나”
  • 등록 2022-04-27 오전 11:53:03

    수정 2022-04-27 오전 11:53:03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검수완박법)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원회의에서 지난 26일 단독으로 통과시킨 가운데, 대검 관계자들은 “기형적이다” “답답하다” “이해하기 어렵다”며 개정안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대검은 2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에서 검찰청법 개정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입장문을 통해 “국민의 생명·신체에 직결되는 법안을 충분한 논의 없이 미리 결론 내려놓고 하루아침에 다수결로 강행 통과시킨 것은 절차상 심각한 위헌 소지가 있다”며 “국회의장께서는 이 법안의 본회의 상정을 재고해 주시기를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호소했다.

박성진 대검찰청 차장 검사가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기자실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 관련 검찰의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입장 발표후 이어진 질의응답 과정에서 대검의 각 부서 부장들은 개정안이 불명확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문홍성 대검 반부패부장은 법안의 세부적인 내용을 설명하다 “법안이 통과 직전에 법원행정처 의견이 제시되자 내용이 바뀌는 등 다소 기형적인 측면이 있다”며 “법안이 매일 그때그때 바뀌고 있어 저희 검찰로서도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김지용 대검 형사부장은 개정안 중 ‘사건의 단일성·동일성 해치지 않는 범위’ 수사 제한 부분에 대해 “별건 수사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경찰이나 검찰이나 모든 수사에서 같은 원칙으로 적용돼왔고 형사소송법에도 들어가 있다”며 “이것으로도 충분한 사항인데 어떤 이유로 아예 여죄 수사를 막으려는 것인지 정말 이해할 수가 없고 답답하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김 부장은 또 “범죄수익 환수 등을 위한 수사도 전혀 못 하게 막아놨고, 이것을 막았으면 경찰이라도 수사를 하도록 해야 하는데 개정안 상으로는 그 요구 방법조차 없다“며 ”저희는 쳐다만 봐야 한다. 진범과 공범을 밝혀낼 방법이 아무것도 없다. 이게 말이 되느냐, 죄짓는 사람을 잡지 못하게 하니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근수 대검 공판송무부장은 수사검사와 기소검사의 분리 관련해 기자의 질문을 받다 법안의 모순점이 지목되자 “우리(검찰)가 만든 법이 아닌데다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 해석하기가 어렵다”며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이 부장은 또 “어떻게 이런 입법이 있을 수 있느냐... 이 법은 특별법이 아닌 기본법이다, 조문하나 바꾸는데도 10년 이상 걸려야 하는 것”이라며 법안 속도전을 에둘러 비판했다.

전관 법조인도 개정안이 허술한 부분이 적지않다고 지적했다. 검찰 출신 임무영 변호사는 개정안에 대해 “이번 안은 법률가의 시각에서 볼 때 어처구니없는 엉터리”라며 “애초 박병석 국회의장이 내놨던 검수완박 중재안은 기본적으로 박 의장이 법률체계에 대해 완벽하게 무지하다는 사실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애초 박 의장은 법률전문가가 아니다. 입법의 전문가일 수는 있겠지만 법률의 전문가인지와는 다른 문제”라며 “박 의장 본인은 자신이 내놓은 개정안의 정확한 내용을 이해는 하고 있었는지, 실제로 작성한 사람은 누구이고 그 사람은 전문성이 있는지도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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