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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날 광주광역시 5·18민주광장(옛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개최된 기념식에 참석해 “2018년, 저는 ‘5·18민주이념의 계승’을 담은 개헌안을 발의한 바 있다”며 “언젠가 개헌이 이루어진다면 그 뜻을 살려가기를 희망한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2017년과 2019년에 이어 세 번째다.
기념식을 민주광장에서 치른 것은 지난 1997년 기념일이 법정(정부주관)기념일로 지정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민주광장이 1980년 항쟁 당시 본부였고, 광장 분수대를 연단 삼아 각종 집회를 열며 항쟁 의지를 불태웠던 역사적 현장이라는 점이 고려됐다. 그동안 기념식은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진행됐다.
이날 기념식은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를 주제로 열렸다. 5·18에 대한 이념적 논쟁과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5·18 정신을 미래 세대에 계승한다는 의미다. 기념식에는 5·18 유공자와 유족, 민주·시민단체 주요 인사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국민의례에서는 문흥식 5·18 구속부상자회장이 5·18 40주년을 맞이해 김용택 시인이 쓴 묵념사 ‘바람이 일었던 곳’을 낭독했다. 경과보고는 매해 5·18 주요단체장들이 순서에 따라 한 명씩 대표자로 발표했던 관례를 깨고, 5·18의 역사와 정신을 계승하는 미래세대 주역으로 선정된 청년들이 나섰다. 5·18 유공자 자녀인 조선대 사회복지학과 2학년 김륜이씨와 5·18 유족 자녀인 조선대 신문방송학과 1학년 차경태씨다.
항쟁 당시 희생된 故임은택 씨의 아내 최정희씨는 남편에게 쓴 편지를 낭독했다. 낭독이 끝난 뒤에는 가수 김필이 김광진의 ‘편지’를 피아노 연주에 맞춰 노래했다. 노래 ‘편지’를 통해 5·18의 아픔이 광주만의 슬픔이 아닌, 사랑하는 이를 잃은 인간의 보편적 슬픔이자 비극이라는 메시지는 전달했다는 설명이다.
5·18 40주년을 맞아 음악감독 정재일과 영상감독 장민승의 협업으로 제작된 총 길이 23분의 ‘내 정은 청산이오’는 추모의 마음과 함께 미래세대에게 5·18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를 담아 헌정 공연을 통해 최초 공개됐다.
장민승 감독은 5·18의 상흔이 간직된 옛 국군광주병원의 모습과 당시 수감자들이 붙잡혔던 옛 광주교도소의 독방과 복도, 1980년 당시 제작된 석판화와 5·18 역사 자료 등을 활용한 특별 연출 장면들을 구성했다.
헌정공연 이후 참석자 전원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한 뒤 행사가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