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새 5개 배출 '..한국제약사들, 독감백신 강자 도약

SK케미칼, 세계 최초 세포배양 4가 독감백신 허가
녹십자, 지난달 세계 4번째 유정란 4가 백신 허가
2009년 신종플루 이후 국내업체들 5종 허가
녹십자, 1.2억달러 규모 수출
녹십자·일양, 추가 4가 백신 허가 예고
  • 등록 2015-12-24 오후 2:26:48

    수정 2015-12-24 오후 2:37:52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국내제약사들이 속속 ‘업그레이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성과를 내놓고 있다. 지난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신종플루)의 대유행 직전 자체개발 백신 개발이 절실했던 상황과 비교하면 비약적인 발전이다.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SK케미칼(006120)은 4가 독감 예방 백신 ‘스카이셀플루4가프리필드시린지’에 대한 국내 시판허가를 받았다. 4가 백신은 한번의 주사로 4가지 독감바이러스 면역력을 확보하는 제품이다.

일반적으로 3가 독감백신으로도 충분한 면역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최근에는 독감 바이러스 변이로 인한 대유행 등에 대비하기 위해 4가 독감백신 접종이 권고되는 추세다.

국내 업체 중 녹십자(006280)가 지난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사노피, 메드이뮨 등에 이어 세계 4번째로 4가 독감백신을 허가받은 바 있다. 세계에서 개발된 5개의 4가 독감백신 중 한국기업이 2개를 배출한 셈이다.

이번에 허가받은 SK케미칼의 4가 독감백신은 전통적인 백신 제조기술인 유정란을 사용하지 않고 세포배양 방식으로 만든 세계 최초의 4가 독감백신이다.

지난 1940년대부터 사용 중인 독감백신은 모두 유정란에 독감 바이러스를 주입해 만든다. 유정란 백신은 확보한 유정란의 양에 따라 생산량이 좌우되거나 조류 독감과 같은 외부 오염이 발생하면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점이 한계로 지목됐다.

이에 반해 세포배양 백신은 단기간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외부 오염에도 안전해 긴급 상황을 대비한 차세대 백신으로 평가받는다.

박만훈 SK케미칼 사장은 “순수 국내 기술력으로 개발된 최초의 백신을 세계에 알리고 유럽, 미국 등 선진 의약품 시장에서 어깨를 겨루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SK케미칼은 지난해 세포배양 3가 독감백신을 허가받고 올해 처음 국내 판매를 시작했고, 이번에 추가로 세포배양 4가 독감백신도 장착했다. 내년 하반기 독감백신 접종이 시작되면 GSK, 녹십자와 함께 본격적인 4가 독감백신 경쟁을 펼칠 태세다. GSK는 올해 4가 백신을 내놓았지만 공급량은 150만도즈에 불과해 전체 시장 판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연간 국내에서 사용되는 독감백신은 약 2000만도즈에 달한다.

이로써 지난 2009년 신종플루 유행 당시 녹십자가 최초의 자체 개발 독감백신을 내놓은 이후 6년 만에 국내 기업들은 5종의 독감백신을 개발하는 성과를 거뒀다. 당시 녹십자는 신종플루 유행과 동시에 2500만도즈의 독감백신을 공급하면서 ‘백신 주권’을 지켜낸 바 있다.

녹십자에 이어 일양약품(007570)이 지난 2011년 국내 두 번째로 유정란 독감백신 공장을 준공하고 국내 독감백신 시장에 뛰어들었다.

해외시장 공략도 한창이다. 녹십자는 지난 2010년부터 세계보건기구(WHO)의 산하기구 입찰을 통해 총 1억2000만달러 규모의 독감백신을 해외 시장에서 팔았다. SK케미칼과 일양약품 역시 WHO의 품질 인증을 통해 해외 시장을 공략할 태세다.

추가로 ‘업그레이드 국산 독감백신’의 등장도 예고됐다. 녹십자는 현재 세포배양 방식 4가 독감백신의 막바지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녹십자는 지난 6월 전남, 화순군과 투자협약을 맺고 1100억원을 투자해 백신 공장을 기존보다 2배 규모로 증설키로 했다. 일양약품도 지난 10월 유정란 방식 4가 독감백신의 임상 3상시험을 시작했다.

국내 인플루엔자 백신 개발현황(자료: 식품의약품안전처)
▶ 관련기사 ◀
☞ SK케미칼, 세계 최초 세포배양 4가 독감백신 허가(상보)
☞ 녹십자 4가 독감백신 아시아 최초 판매 허가 얻어 (종합)
☞ 국내 독감백신 업체들, 4가백신 개발 속도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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