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주식시장에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관련 핵심 계열사들의 주가가 강한 상승세를 탔다. 이건희 회장의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축하게 될 3세 체제에서 양대축을 이룰 삼성전자(005930)와 삼성생명(032830)은 각각 3.97%, 4.04% 급등했다. 장녀 이부진 사장이 이끄는 호텔신라(008770)는 2.69% 올랐고, 차녀 이서현 에버랜드 사장의 제일기획(030000)도 4% 가까이 뛰었다. 그룹의 지분 보관 창고로서 지배구조 개편 수혜주로 꼽혀온 삼성물산(000830) 역시 2.71% 올랐다.
이건희 회장의 입원에 따라 올들어 나타난 계열사 구조개편이 3세 승계 작업과 뗄래야 뗄 수 없게 됐고, 또 앞으로 속도를 더 낼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지배구조 개편은 크게 2가지 방향이다. 삼성에버랜드를 정점으로 삼성전자를 축으로 한 제조 부문과 삼성생명이 핵인 금융 부문으로 단순화하는 것이다. 둘째는 3세간 계열분리다.
이 과정에서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7.21%가 이전돼야 하고,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20.76%) 역시 3세 체제를 위해 정리돼야 할 필요성이 있다.
속도를 더 내는 것은 물론 삼성 오너가에만 유리한 방향으로 지배구조 개편이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를 더 밀어 올린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삼성물산에서 그런 모습이 이미 나타났다.
삼성물산은 오래전부터 지배구조 개편의 수혜주로 거론돼 왔으나 시장에서는 일반주주에게는 ‘그림의 떡’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시각도 꽤 있었다. 결국은 3세들이 핵심 회사들의 지분을 매입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주가가 상승할 수록 부담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달 결정된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정밀화학의 합병은 물론 최근 삼성SDS의 상장 결정은 보유지분의 자산가치를 높여 결과적으로 삼성물산에 유리한 방향으로 움직였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물산을 둘러싼 일련의 지분 변동은 삼성물산에게 긍정적이었다”며 “지배구조의 변화 속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센터장은 “삼성전자가 저평가 상태이지만 상승할 만한 마땅한 촉매제가 없었다”며 “지배구조 개편이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지배구조 개편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계열사들 주가는 찬바람이 불었다. 삼성전기, SDI, 제일모직, 삼성정밀화학이 2%대 약세였고 삼성증권은 삼성자산운용 지분 매각이 대체로 부정적 평가를 받으면서 1.57%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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