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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 김 모씨 근로계약서에는 ‘업무의 내용(직종)은 실장’이고 ‘운전직(주된 업무)’이라고 적시됐다. 부장 판사 출신의 오 후보자가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본인 배우자가 운전해주는 차량을 타고 다녔다는 얘기다.
근로계약서에는 ‘기준근로 시간은 1일 8시간, 1주 40시간 기준으로 1개월 소정근로시간은 209시간으로 정한다’고 적혀 있지만 평일(월~금) 출퇴근 시간에 대해서는 ‘협의에 의함’이라고 적혀 있다. 출퇴근 시간이 불분명하다는 의미다.
계약서 작성 시점도 논란이다. 근로계약기간은 2021년 5월 시작됐지만 정작 근로계약서는 2022년 4월에서야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의혹에 대해 공수처 측은 “후보자 배우자는 2018년 1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각급 법원, 구치소 등 사법기관과 외부 변호활동 관련 장소에 대한 운전업무 및 송무 보조업무를 맡다가 두 차례 교통사고를 당해 이로 인한 상해 후유증 치료를 위해 퇴사했다”며 “이후 2021년 5월 재입사한 이후 현재까지 후보자의 배우자는 형사사건 기록 복사, 선고결과 확인을 위한 법정 출석, 중요 송무 기일 통지 관리, 각종 경조사용 화환 조화 배송관리 등 후보자의 변론활동과 관련된 대외 업무를 지원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후보자의 배우자를 채용한 법률상 주체는 로펌 측으로 후보자의 배우자는 정식 근로계약을 체결한 뒤 변론 활동 지원에 필요한 각종 업무를 수행하고 그 대가로 급여를 지급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오 후보자 가족 관련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오 후보자 딸 오모씨의 ‘세테크’가 논란이 됐다. 오 후보자 딸은 20세 때 재개발을 앞둔 성남시 금싸라기 땅을 모친으로부터 4억2000만원에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지역에 아파트 재건축이 완료되면 10억원을 호가할 수 있지만, 이 과정에서 낸 증여세는 4850만원에 불과, 고가의 아파트를 물려주기 위해 세테크를 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오 후보자는 판사 퇴임 이후 △성동세무서 국세심사위원 △인천지방국세청 조세법률고문 등으로 활동한 조세법 전문가다.
오씨는 1개월가량 근무한 다른 법무법인에서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변호사회에서 발급받는 법률사무원증 또한 발급받지 않았다.
근로기준법 제17조는 ‘사용자는 제1항 제1호와 관련한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및 제2호부터 제4호까지의 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사용자가 근로자를 채용하면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거나 교부하지 않으면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오씨의 로펌 근무와 관련해 오 후보자 측은 “대학생이 된 뒤 미리 사회 경험을 쌓고 생활력과 독립성을 키우기 위해 후보자의 소개로 몇몇 로펌에서 사무 보조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